李 “트럼프, 미북 대화 답답하다고 해… 단계적 접근 조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여러 번 마주쳤고 만찬장에서는 긴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 대화의 상당 부분은 ‘북핵’ 문제에 집중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19일 순방 귀국 브리핑에서 그때 오간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이란 핵에 이어 북핵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 재개 방안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특히 G7 공식 만찬장에서 나란히 앉아 90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대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럼 어떻게 구체적으로, (대화를 재개할지) 이 점에 대해서는 답답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도 핵무기를 현실적으로 보유하기 전 단계에서 뭔가 가능한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못 해서 아쉽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금은 다른 나라를 대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접근하면 안 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보여지고, 미국이 좀 북한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좀 내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력해진 북·러 군사 협력으로 국제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도 어려운데 북한에 그렇게 많은 도움을 줬겠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북한 경제는 요만하고 러시아 경제는 이렇게 크기 때문에 러시아가 조금만 도와줘도 북한은 크게 도움이 된다. 작년에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고였다고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은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 내고 있고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마지막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중단시키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일단 하고, 체제 위협이 더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만들어 비핵화를 향해 가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자”고 길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고민해보겠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도 한 번 말씀하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냐는 의사를 제게 물어봤다”며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가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G7 공식 만찬 때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게 된 배경과 관련해 의장국 정상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언급하며 “일부러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자리를 붙여줬다고 저한테 말씀하셨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레오 14세 교황에게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청년대회를 계기로 방한을 요청했고, 방한을 계기로 DMZ 방문과 가급적이라면 북한 방문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교황께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 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바티칸 교황청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국내 업무를 담당하는 현직 추기경을 임명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예상과 달리 본인이 추기경을 임명한 사람이 아직 한 명도 없는데, 앞으로 만약에 새로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다면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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