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선관위 감찰해야… 사전투표 존폐는 공론화를”

김상윤 기자 2026. 6. 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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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진상규명위 브리핑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해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위원회 조현욱 위원장이 19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진상규명위는 이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위철환 상임위원(위원장 직무대행) 등에 대해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해 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는 19일 9일간의 조사를 마치고 이번 사태를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로 결론 내렸다. 진상규명위는 선관위에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상임위원) 등 12명을 수사 의뢰하라고 권고했다. 수사 의뢰 여부는 다음 주 중앙선관위원 전체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진상규명위는 또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 감찰을 받게 하고, 대법관이 비상근으로 맡아온 중앙선관위원장을 상근제로 바꾸자고 했다. 일부 유권자에게 외면받고 있는 사전투표 제도에 대해선 존폐를 논의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미 물러난 노태악 전 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과 함께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위철환 상임위원도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위 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작년 10월부터 상임위원을 맡았다. 상임위원은 중앙선관위원 9명 중 유일한 상임 직책으로 위원장을 보좌하고, 사무처 사무를 감독하는 역할이다. 다만 노 전 위원장과 위 대행을 제외한 7명의 비상임 중앙선관위원은 수사 의뢰 권고 대상에서 빠졌다.

진상규명위는 서울시선관위원장이었던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서울 송파구선관위원장이던 민소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등도 수사 의뢰 권고 대상에 포함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진상규명위의 수사 의뢰 및 징계 권고에 대해 “다음 주 예정된 전체 위원 회의에 보고하면 위원들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투표 용지를 유권자의 최소 60% 인쇄하던 것을 ‘최소 50%’로 축소하는 지침을 작년 12월 지방 선관위에 보냈다. 최소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26곳에서 용지가 없어 투표가 중단됐다. 진상규명위는 “헌법상 권리인 국민의 참정권을 극히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훼손한 것”이라며 지침을 ‘최소 70%’로 상향하라고 했다. 노태악 전 위원장은 ‘50% 지침’과 관련해 진상규명위에서 “사전에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이후 입장을 바꿔 “보고 안건 중 하나로 포함돼 있었지만 별다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구체적 내용을 대면 보고받은 바는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소와 선관위에서 빚어진 혼란에 대해 진상규명위는 “신속한 보고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상급 선관위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시선관위는 6월 3일 선거 당일 송파구선관위로부터 문의를 받았지만 오후 4시 46분에야 심각성을 깨달았는데, 중앙선관위에는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 등에서 투표 시한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할 때도 중앙선관위에 보고하지 않았고, 송파구선관위는 잠실7동 2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 중인데도 개표를 시작하기도 했다.

선거관리 부실 재발 방지와 관련해 진상규명위는 감사원 직무 감찰 범위에 선관위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관위는 그간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직무 감찰을 받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이 직무 감찰을 추진하자 중앙선관위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고, 헌재 전원재판부는 작년 2일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여권에선 직무 감찰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진상규명위는 선관위법을 개정해 중앙선관위원장을 상근화하라고 했다. 현재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 중 1명을 호선으로 뽑는데, 대법관인 선관위원이 비상임으로 위원장을 맡아왔다. 진상규명위는 “대부분의 정책 결정 사항을 사무총장 등이 결재하고 사후 보고만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위원회 의결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진상규명위는 사전투표 제도 존폐 여부에 대해 대국민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사전 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를 이틀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그와 관련해 아직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진상규명위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선거에 대해선 의견을 내지 않았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법원의 판단에 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한편 노 전 위원장이 4년간 비상근으로 재임하며 수당으로만 1억791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노 전 위원장에게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달까지 각종 수당으로 1억7910만원을 지급했다. 출근 여부와 무관하게 월 290만원씩 지급되는 공명선거추진활동비, 회의나 공식 행사 참석 시 지급되는 15만원의 출무수당, 회의 안건 1개 당 10만원씩 지급되는 안건검토수당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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