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빼고… 한자리서 함께 웃은 美대통령들
클린턴·부시·바이든 부부 참석
오바마 “우린 다른 점도 많지만
모두 미국의 가치 지키려 노력”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오바마 대통령 센터’가 18일 시카고에 문을 열었다. 개관 행사에는 오바마와 배우자 미셸 여사를 비롯해 조 바이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전직 대통령 부부 네 쌍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센터를 ‘쓰레기 더미’라고 비난해 온 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초대받지 못했다.
오바마는 이날 X에 전직 대통령들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들의 우정과 도움,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한 헌신에 감사한다”고 했다. 클린턴·오바마·바이든은 민주당, 부시는 공화당이 배출한 대통령이다. 이들은 현역 정치인 시절 서로 얼굴을 붉힌 적도 있지만 퇴임 후엔 공식 석상에서 격의 없이 어울리며 양극화 시대의 국민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우리에겐 다른 점도 많지만, 여기 계신 전직 대통령들 모두가 공유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해 지키려 노력했던 미국의 가치가 있다”며 “나만큼이나 존 매케인, 밋 롬니 같은 분들도 믿었던 가치들”이라고 했다. 매케인과 롬니는 각각 2008·2012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오바마에게 패했던 상대들이다.
오바마는 견제와 균형, 사법부의 독립, 자유 언론, 공정한 선거 등을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공통된 가치로 언급하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고 법의 보호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복잡한 사회에서 어떤 집단도 100%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오바마 센터는 총 8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들여 11년 만에 완공됐다. 네 개의 손이 하나로 모이는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에는 오바마의 연설에서 발췌한 “당신이 바로 미국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여느 대통령 기념관과 달리 박물관뿐 아니라 공공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정원, 농구장 등을 갖추고 지역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행사에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등 해외 전직 정상들도 참석했지만 정작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는 초청받지 못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센터 꼭대기에 검은 쓰레기 봉투를 씌운 AI(인공지능) 합성 사진을 최근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10년 뒤 오바마 도서관은 미국을 증오하는 사람들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에서 오바마 센터는 텐트가 무분별하게 설치된 난민촌 같은 모습으로 표현됐다. 트럼프가 적극 추진한 지난 14일 백악관 이종격투기(UFC) 경기에서 한 선수가 “미셸 오바마는 남자다”라고 발언해 보수 진영 내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이 일었다.
오바마 재단 측은 개관식에 트럼프를 초청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방문한다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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