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중단'은 현실적인 해법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가) 더 이상 진척되지 않도록 중단시켜야 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하고, 비핵화는 포기하지 말되 단계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로 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최근 G7 회의 회동을 계기로 해서다. 대북 제재와 압박이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에 따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비핵화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지 말고,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핵 동결부터 시작하자는 취지다.
문제는 동결을 전제로 한 대북 협상이 없었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동결을 대가로 경제적 보상과 수교 등을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북한은 2002년 핵무기 개발을 시인해 합의는 폐기됐다. 2005년 9·19 합의도 핵 동결부터 비핵화까지 이행 단계를 정한 로드맵이지만 사실상 파기됐다.
지금의 북한은 더 강경하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핵전쟁 억제력의 끊임없는 강화 노선은 무조건 실행돼야 할 불가역적인 최종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설사 북한이 동결을 기본 조건으로 협상에 나선다 해도 검증이 수반되지 않으면 기만 행위가 되기 십상이다. 제네바 합의 이행 과정에서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의 눈을 속이고자 했고, 갖은 핑계로 필수 시설 검증을 회피했다. 더 완고해진 북측 자세로 보면 핵 동결과 단계적 접근 또한 현실적이라 보기 어려운 이유다.
북한이 원하는 건 핵보유국 인정이고, 핵군축을 통한 제재 해제다. 핵무기를 평생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북관계를 부인하고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한편으론 남한에 대한 전술 핵 고도화와 함께 핵 선제 공격 등 핵교리를 세우고 헌법까지 개정했다. 대북 협상에서 숱한 실패를 경험해온 점에 비춰 도식적 접근으로 핵 협상의 문을 열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 정세의 냉정한 판단과 대북 협상의 역사에 기초해 보다 정교하고 신중한 대북 접근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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