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조현문, 수백억 주식 매각 노리고 효성 공격했나?
검찰 "조현문, 박수환과 공모해 조 회장 압박"
비상장 주식 고가 매각 노린 강요 미수 혐의

[더팩트|우지수 기자] 효성그룹 오너 일가 '형제의 난'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법정에서 맞붙었다. 검찰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후계 구도와 수백억원대 비상장 주식 매각을 노려 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압박했다고 봤고, 조 전 부사장 측은 효성의 불법·비리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이었다며 부인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과 조 전 부사장 측은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그동안의 주장과 쟁점을 정리했다. 강요 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이날 공판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갱신절차로 진행됐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 2011년 효성 계열사 감사를 계기로 부친·형과 갈등을 빚고 회사를 떠난 뒤, 언론 홍보를 대행한 박 전 대표와 변호사 공승배 씨를 내세워 조 회장과 효성을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부친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맡겨둔 효성 주식을 임원을 압박해 확보한 뒤 골드만삭스에 매각했다고도 설명했다.
공 변호사는 조 전 부사장 측 메시지를 효성 임원들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검찰은 "공 변호사가 효성 비서실장 등을 만나 '서초동(검찰)에 가겠다'며 조 전 부사장을 띄우는 보도자료 배포를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조 전 부사장 측이 자신의 배우자와 관련한 이른바 '찌라시' 유포에 대해 조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형사처벌을 거론해 협박했다고도 봤다. 공 변호사는 법정에서 두 피고인 모두로부터 보도자료 배포 요청을 받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갈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공모해 조 회장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비싸게 사도록 압박했다고 봤다. "2015년 3월 조 전 부사장이 부모 자택을 찾아가 조 회장을 평생 괴롭히겠다는 취지로 협박했고, 이는 모친을 표적으로 한 토킹포인트 문건에 따른 계획적 행위"라며, 이 협박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사전에 이메일과 시나리오성 문건을 주고받으며 공격 시점과 방법을 모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은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 등 언론인을 통해 비상장 주식을 사주라는 메시지가 우회적으로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언론인이 당시 효성의 홍보 담당 임원을 만나 '조 전 부사장이 원하는 것은 비상장 주식 정리'라는 취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1000억원대 비상장 주식 매입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조석래 명예회장이었고, 조 전 부사장이 박 전 대표를 도구로 후계자가 되려 한 범행"으로 규정하며, 조 회장과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엄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PPT를 통해 "박 전 대표의 다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무관한 이메일까지 확보해 조 회장에게 보여줬고, 이를 토대로 고소가 이뤄졌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기초한 수사라고 반박했다. 문제의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중공업 사장직을 사임하고 변호사로 새 출발한다는 사임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 끝에 효성을 떠난 뒤, 이듬해 조 회장과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당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직접 조 전 부사장을 만나고 변호사를 통해 협상에 나서기도 했으나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양측은 형사고발과 민사소송을 이어갔으나 비상장 주식 매각 문제는 매듭짓지 못했다.
이후 이번 재판의 공범으로 지목된 박 전 대표가 별건의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지난 2016년, 조 전 부사장은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겼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22년 11월 피고인 두 사람이 공모해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할 것과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을 강요하다 미수에 그쳤다고 판단해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8월 21일과 28일 두 차례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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