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멜로니, 사진 찍고 싶어 안달” 모욕…이탈리아 외교장관 방미 취소

정유경 기자 2026. 6. 1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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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해서 응해줘”…또 독설 외교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정상이 모이는 유럽이사회 회의가 18~19일 이틀간 열린 가운데, 18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회의에 참석해 있다. 이탈리아는 주요국(G7) 정상회의 회원국이자 유럽연합 회원국이기 때문에, 멜로니 총리는 15~17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가 끝난 뒤 유럽이사회 회의가 열리는 브뤼셀로 이동했다. 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조롱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된 뒤, 1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외교장관이 미국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교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오는 21일~22일 예정된 방미 일정을 취소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심각하고 모욕적인 발언은 이탈리아 전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방송사 라세테가 공개한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국(G7) 정상회의에서 멜로니 총리가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며, 자신은 “그녀(멜로니 총리)가 불쌍해서” 응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멜로니 총리가 “내가 이야기를 나눠주어서 기뻤을지도 모른다, 난 그녀와 꼭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고도 했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의 주장은 “꾸며낸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나도 이탈리아도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엑스에 “미국 대통령이 왜 자신의 동맹들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엑스에 썼다. “서방의 적이나 미국의 적들, 오히려 그가 훨씬 더 굽히고 들어가는 지도자들에게는 왜 이런 단호함을 보여주지 않는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도 꼬집었다.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국(G7) 정상회의 업무 오찬 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비앙레뱅/AFP연합뉴스

주요국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7일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국가 정상들 간 마찰은 없었으며,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였다고 말한 바 있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 내의 대표적인 ‘친 트럼프’ 인사로 꼽혔으나,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종전을 촉구한 교황 레오14세를 거칠게 비난한 사건 뒤 갈등을 빚었다. 당시 멜로니 총리가 “교황 성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화살을 멜로니 총리에게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틀렸다” “용납할 수 없는 건 오히려 멜로니 쪽”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또 이탈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도 위협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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