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인프라' 뒤에 숨은 불법 웹툰…'제2의 뉴토끼' 자라난다

심현리 2026. 6. 1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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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N 사업자, 불법성 여부 판단하거나 검열할 법적 의무 없어
정부의 긴급 차단 뒤에도 불법 웹툰 사이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캡쳐= 심현리 기자

불법 웹툰·웹소설 유통 사이트가 정부와 사법당국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운영되고 있다.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한 정보통신(IT) 인프라가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5월 말 도입한 '대체 사이트 긴급 차단 제도'를 통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를 거쳐 뉴토끼 등 주요 불법 사이트의 도메인을 일부 차단했음에도, 우회 주소를 기반으로 한 유사 사이트가 버젓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이 합법적인 인프라를 우회 경로로 활용해 당국의 제재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국회에서 열린 불법 유통 차단 정책 토론회에서는 불법 사이트의 원천 차단을 위해 단순 도메인 차단을 넘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비롯한 합법 인프라 전반에 대한 점검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초 정부가 긴급 차단 제도를 통해 일부 웹 주소(URL)와 인터넷주소(IP)를 무력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인터넷망 구조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감시망을 피하고자 기술적 우회 수단으로 CDN을 결합해 활용하고 있다.

이들의 회피 수단 중심에 있는 CDN은 정식 IT 인프라 중 하나로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콘텐츠를 대신 전달하는 중개방식을 활용한다. 일반 기업이나 대형 쇼핑몰, 게임사 등이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 네트워크를 불법 사이트들 역시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통신사가 불법 사이트의 웹 주소(URL)를 막아도, CDN 구조상 실질적인 인터넷주소(IP) 차단이 이뤄지지 않아 우회 경로를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IT 업계 관계자는 CDN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불법 사이트를 검증하거나 제어하지 않는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해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CDN 기업들은 웹사이트 디도스(DDoS) 방어 등을 제공하는 중개 역할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다"며 "이에 따라 플랫폼에 유통되는 콘텐츠의 불법성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거나 검열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 등 불법 유통 피해 작가 단체가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불법 사이트 연합체가 실질적으로 운영된 2018년 3월부터 2026년 4월까지 8년간 발생한 국내 웹툰·웹소설 업계의 누적 피해액은 최소 4조 78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현리 머니투데이방송 MTN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