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무보 등 ‘A학점’…AI·안전·재정관리가 성적 갈랐다
산재보상 AI시스템 도입 근로공단
수익 제고 국민연금 등 15곳 우수
성과 부진·재무 리스크 관리 실패
코이카·국립공원공단 등 아주미흡
기관장 평가 82명 중 7명 ‘낙제점’
사망사고 11곳 기관장엔 경고조치

정부가 19일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이재명 정부의 평가 기준이 최초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향후 공공기관들의 경영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과 안전관리, 국정과제 이행 성과를 앞세운 15개 기관이 우수(A) 등급을 받았다. 반면 주요 사업 성과가 부진하거나 재무·안전관리가 미흡한 16개 기관은 미흡 이하(D·E) 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15개 기관 가운데 재임 중인 기관장 11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평가 항목별로 살펴보면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조폐공사가 국정과제 이행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 등급을 받았다. 남부발전은 연료 수급과 발전설비 운영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조폐공사는 민생 회복 추가경정예산 사업을 신속히 집행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 확대와 기금 수입 제고를 통해 국민 노후 보장 안정성을 강화한 점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비 심사 기준 개선과 약물 오남용 예방 활동 등을 인정받아 각각 우수 등급을 받았다.
AI 등 혁신 기술 도입과 안전관리 강화도 기관 평가 결과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율주행, 이미지 판독 기술을 활용해 위험 작업 로봇을 개발한 한국수력원자력, 산재 보상 전 주기에 AI 시스템을 이식한 근로복지공단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전KDN과 한국무역보험공사 역시 각각 협력사 작업중지권 보장과 맞춤형 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 성과로 우수 등급에 포함됐다.
반면 고유 사업 성과가 부진하거나 재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기관들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주요 사업 성과 지표 부진으로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한국석유공사는 재무 성과 악화 영향으로 미흡 등급에 그쳤고 국립공원공단은 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에스알과 한국인터넷진흥원도 산재 예방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미흡 등급에 머물렀다. 이 밖에 한국도로공사 등 29곳은 양호(B) 등급, 한국철도공사 등 28곳은 보통(C) 등급에 머물렀다.

이번 평가에서 다시 도입된 기관장 평가에서는 전체 대상 82명 중 아주 미흡 등급을 받은 7명이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공적개발원조(ODA) 개혁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대처한 점과 노동이사 연중 공석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장 이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 측 청탁으로 캄보디아 ODA 사업을 키워줬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8월 임명된 김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내부 청렴도 하락,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처분 등이 낙제점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수 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한전KDN·건강보험공단·무역보험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한국농어촌공사 등 6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미흡 등급을 받은 17명 가운데 재임 중인 기관장 12명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지난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국립공원공단과 한국가스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15개 기관 가운데 현재 재임 중인 11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했다.
재정경제부는 직무 중심 보수 체계 개편 우수 기관으로 꼽힌 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남동발전 등 5개 기관에 올해 직무급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총인건비를 0.1%포인트 더 지급한다. 기관 평가 등급이 미흡 이하인 16개 기관은 내년도 경상경비를 0.5~1% 삭감하기로 했다.
평가 등급이 보통(C) 이상인 기관장과 상임이사·감사, 직원은 유형별로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반면 기관 평가에서 D·E 등급을 받을 경우 기관장의 성과급이 미지급된다. 2025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거나 2025년도에 당기순손실을 낸 공기업 임원들에 대해서는 성과급의 25%를 자율 반납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번 평가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평가 편람과 평가 기준으로 수행한 첫 사례”라면서 “성과급 차등 지급과 함께 성과가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 개선 계획 수립과 경영 개선 컨설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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