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전작권 조기 전환 허들 높인다… "90일마다 로드맵 보고하라"
의회 인증 절차 거치지 않고는 예산 못 써
"전작권 전환 후 동맹 변함없다" 설득 필요

미국 의회가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한 새로운 허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SASC)에 따르면 SASC가 11일 가결한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안)'은 내년 3월 초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전쟁부 장관이 2018년 10월 31일 서명된 양국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 이행을 위한 한미 로드맵 보고서를 소관 상임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보고서에는 연합 방어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수행 능력과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 대처 능력,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 등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야 한다. 국방수권법은 국방 관련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으로, 올해 보고서 제출 조항을 신설한 것은 미 의회가 전작권 전환 과정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법안을 통해 배정된 예산을 전작권 전환 절차에 쓰지 못한다는 내용과 주한미군 감축이나 전작권 이양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동맹들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국방부의 인증 및 평가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된 뒤 60일 경과해야 예산 사용을 허용한다는 단서조항은 유지됐다.
무엇보다 전작권 전환 완료 자체를 의회 인증 대상으로 규정했다. 지난해에는 전작권 전환이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에만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명시했지만, 올해는 해당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한미 간 합의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더라도 미 의회의 인증·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 의회가 행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국방수권법이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주둔 미군을 일방적으로 철수하지 못하게 제동을 걸어온 것처럼 전작권 전환의 허들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법안 내용이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 현재 법안은 상원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데, 본회의 통과 후 하원에서 통과한 안과 상이한 내용을 조율한 뒤 상·하원 단일안을 만들어 최종 처리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2030년)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국방부는 올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두 번째 단계인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올해까지 양국 대통령에게 목표연도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세 번째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은 평가와 검증이 동시에 이뤄지며 정무적 성격이 큰 만큼 1년이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르면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내년(2027년)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미 의회의 감독 강화로 제동이 걸릴 경우 전작권 전환 시기는 정부 기대보다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19일 "한미는 전작권 전환이 한반도 방위에 있어 연합방위태세가 지속 강화될 것이란 공동 인식하에 긴밀한 협의 중"이라며 "미 의회에도 이러한 부분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에선 국방수권법이 미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군 소식통은 "미 의회는 행정부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고 더욱 관여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절차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조야에선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이에 따라 한미동맹의 결속력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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