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태악, 선관위서 수당 4년간 1.8억 받아…3배 ‘셀프 증액’도
감사원 “법적 근거없다” 지적에 중단되자
자체 의결 통해 회의 수당 3배로 올리기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사퇴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년 간 비상근으로 재임하며 수당으로만 1억791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관위는 비상임인 노 전 위원장의 출근 여부와 무관하게 월 29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다 감사원으로부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자 자체 의결을 통해 회의 수당을 3배로 ‘셀프 증액’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선관위의 기강 해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비상임 근무하며 4년 간 1억7910만 원 받아
19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노 전 위원장에게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달까지 각종 수당으로 1억7910만 원을 지급했다. 중앙선관위원장 수당체계는 출근 여부와 무관하게 월 290만 원씩 지급되는 공명선거추진활동비, 회의나 공식 행사 참석 시 지급되는 15만 원의 출무수당, 회의 안건 1개 당 10만 원씩 지급되는 안건검토수당 등 3중 구조로 이뤄졌다.
이 같은 수당 체계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노 전 위원장에게 월 최대 615만 원을 지급했다. 선거 직전 3개월 동안만 봐도 각각 410만 원, 515만 원, 415만 원이 지급됐다. 3월엔 중앙선관위 회의가 딱 한 차례 열렸는데, 노 전 위원장은 3시간짜리 회의 한 번에 따른 수당으로만 105만 원(출무수당 15만 원, 안건검토수당 90만 원)을 받았다.
특히 노 전 위원장이 취임하던 2022년엔 공명선거추진활동비를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었음에도 매달 290만 원씩 지급됐다. 감사원이 같은 해 11월 감사에서 “법을 위반해 월정액 등으로 공명선거추진활동비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적하자 중앙선관위는 2023년 1월부터 지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국회는 2024년 1월 선관위법을 개정해 이 수당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고, 노 전 위원장도 이 시점부터 다시 월 290만 원을 수령하기 시작했다.
중앙선관위는 2023년 1월 자체 의결로 ‘중앙선관위 위원 수당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안건검토수당을 기존 1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지급이 중단돼 수당이 줄어들자 실비 수당을 3배로 ‘셀프 인상’한 것. 이에 따라 노 전 위원장은 2023년 6월 안건검토수당으로만 510만 원을 받기도 했다. 안건검토수당은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지급이 재개된 2024년 1월부터 다시 10만 원으로 원상회복됐다.

● 회의 참석 수당도 안건 1개당 지급
중앙선관위는 2022년 공명선거추진활동비가 법적 근거 없이 지급됐다는 점을 시인했다. 다만 안건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안건검토수당은 내규에 따라 지급됐고,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 등 다른 정부 위원회에서도 운영하는 제도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위의 경우 안건검토수당을 ‘안건 1개 당’이 아닌 ‘회의 1회 당’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같은 제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노 전 위원장은 3월 ‘4차 위원회의’에서 9개 안건을 심의한 뒤 안건검토수당 90만 원을 받았지만, 금융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절반인 45만 원만 받게 된다.

김민전 의원은 “중앙선관위 최고 수장이 법적 근거도 없는 수당을 받고, 그 길이 막히자 다른 수당을 3배로 늘리는 꼼수 ‘셀프 증액’까지 한 정황이 드러났다. 선관위의 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건검토수당의 경우 ‘안건 쪼개기’를 통해 수당 부풀리기를 한 적은 없는지도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는 19일 회의 후 노 전 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 12명을 수사의뢰할 것을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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