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체불왕 ④ 이재명 법카 기소한 검사, 박영우 비자금은 덮었다

강민수 2026. 6. 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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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그룹 체불 사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임금 체불 사건이다. 수천 명의 노동자가 경제적 파탄으로 내몰렸다. 핵심 책임자는 그룹의 회장인 박영우다. 그는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을까. 검찰은 박 회장에게 제대로 된 법적 책임을 물었을까.

뉴스타파는 <검찰과 체불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사건의 형사소송 기록 등을 토대로 그동안 드러난 적 없는 ‘체불왕’ 박영우 회장과 그 일가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 무엇보다 이들의 범죄 혐의를 덮어준 검찰의 행태를 추적한다.   <편집자주>

검찰이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물증을 확보하고도 덮어버린 정황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박 회장의 ‘형사사건 증거목록’을 보면, 검찰이 그룹 사무실을 딱 한 차례 압수수색한 것 외에 강제 수사를 벌인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검찰이 박 회장, 그리고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회장 비서실장과 비서실 직원의 자택과 휴대폰 등에 대한 강제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검찰은 그동안 대기업 비자금에 대한 수사 시 연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물론 금융 거래 계좌 추적, 기업 회계 분석 등 가용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해왔다.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해당 수사의 책임자는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허훈 부장검사다. 그는 박 회장을 재판에 넘긴 뒤인 2024년 6월 수원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원지검에서 허 부장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에 쓴 업무추진비 관련 사건을 맡았다. 그리고 2024년 11월 이 대통령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비자금 조성 수법·시점·전달 경로 등 진술에 ‘비자금 현황’ 엑셀 파일까지 확보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팀은 2023년 12월 7일, 대유위니아그룹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강제 수사를 통해 검찰이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과 관련해 확보한 증언과 물증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최소 세 가지다.

먼저 박영우 회장 비서실의 자금과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이 모 부장의 진술이다. 그는 법정에서 이뤄진 증인신문 등을 통해 “거래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다”, 즉 비자금 조성의 구체적인 수법과 함께 조성 시점, 전달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1심 공판조서 (수원지법 성남지원 / 2024.8.13.)

그가 밝힌 비자금 조성 시점 가운데 하나는 2023년 1월로 사상 최악의 임금 체불 사태인 대유위니아 사건이 본격화하던 때였다. 이 부장은 또 박 회장의 비서실장이던 김 모 대표에게 비자금과 관련한 내용 일체를 보고하고, 조성된 비자금 역시 모두 비서실장에 전달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1심 공판조서 (수원지법 성남지원 / 2024.8.13.)

검찰은 또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박 회장의 비서실장이 내린 지시가 메모돼 있는 이 부장의 업무용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이 부장의 PC에서 ‘비자금 현황’이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도 확보했다. 엑셀 파일에는 조성된 비자금의 출납 내역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검찰은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비서실 직원의 PC에서 ‘비자금 현황’이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도 확보했다. 엑셀 파일에는 조성된 비자금의 출납 내역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간단히 말해 검찰은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과 관련한 진술과 물증을 차고 넘치는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였다.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비자금 안 뒤진 검찰...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 의혹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비서실의 비자금 조성. 그 정점에는 누가 있을까. 바로 박 회장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그간 검찰은 대기업 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벌일 경우, 연루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기본이고, 금융 거래 내역 확인, 자금 흐름 추적, 기업 회계 분석 등 각종 수사기법을 총동원해왔다. 이를 통해 횡령과 배임, 탈세, 대규모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그동안 검찰이 통상적으로 보여온 수사였다. 

그런데 박 회장에 대해서는 달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 회장의 형사사건 증거목록에는 2023년 12월 7일에 딱 한 차례 대유위니아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기록 외에, 추가적인 압수수색을 한 기록은 없다. 박 회장의 자택이나 남양주 별장, 백현동 주택 등을 비롯해 차량과 휴대폰 압수수색을 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 회장의 형사사건 증거목록. 2023년 12월 7일에 딱 한 차례 대유위니아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기록 외에, 추가적인 압수수색을 한 기록은 없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김 모 대표의 자택이나 휴대폰 등에 대한 강제 수사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금융 거래 내역을 확인하거나, 그룹 내 자금을 추적한 흔적, 기업 회계를 분석한 흔적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 거래 업체를 통해 현금을 되돌려 받았다는 진술, 즉 비자금 조성 수법에 대한 진술이 나왔는데도, 거래 업체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한 기록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검찰이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 조성 혐의, 또 이 비자금과 박영우 회장의 연관성에 대한 수사를 덮어버린 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회사의 거래 비용을 굉장히 높게 부풀려 가지고 상대방 거래업체한테 주고 그거를 현금으로 다시 받았기 때문에 이거는 명백한 배임 행위죠. 특히 이런 자금을 또 별도로 보관해서 하고 있다는 것도 횡령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고요. 
진술도 있고 또 거기에 물증까지 다 있고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검찰이 수사를 안 하고 결국은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 기소 편의주의에 따라서 유야무야된 거 아니냐는 판단이 드는 거죠.
- - 김선웅 변호사 / 체불 피해 노동자 측 법률 대리인

비자금을 형성을 해서 기업에 무리를 주고 또 그 비서실장을 통해서 비자금을 받았다는 거는 저희 입장에서 참담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특히 검찰 저희들이 검찰, 법원 이거 말고 저희들이 그 피해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국가나 국가기관, 검찰을 믿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믿고 있고 그래야 사회가 똑바로 정립이 되는 것인데 다 믿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믿음이 무너졌다라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아주 참담한 거죠.  
- - 강용석 / 대유위니아 체불 피해 노동자

비자금 의혹 덮은 수사팀 책임자, 이재명 대통령 '법카 사건'은 배임죄로 기소

2023년 박영우 회장 수사팀의 책임자는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허훈 부장검사다. 그는 박 회장을 재판에 넘긴 뒤 수원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원지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에 쓴 업무추진비의 유용 사건을 수사해 이 대통령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박 회장의 비자금 혐의를 수사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수사를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당시 수사팀장은 허훈 부장검사였다. 

허 부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8월, 검사 옷을 벗었다. 현재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뉴스타파는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허훈 변호사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성남지청에도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증거, 증언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를 진행하지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성남지청은 비자금 수사에 관련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대신 박영우 회장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한 적이 없고, 명백한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다는 수사팀의 입장을 전해왔다.  

박영우 회장의 임금 체불 혐의 가담 여부 및 그 규모에 초점을 맞추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다각도로 수사해, 회장의 가담 사실을 밝혀 직접 구속했습니다. 봐주기 수사를 한 적이 없고 그렇게 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다른 혐의에 해당하는지도 충분히 검토하여 혐의가 명백한 부분에 대해 기소했습니다. 
- - 수원지검 성남지청

뉴스타파는 지난 12일, 2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고등법원을 찾은 박 회장을 직접 만났다. “비자금 조성 지시했냐”, “비자금 어디에 쓰셨냐”. 검찰은 묻지 않았던 질문을 그에게 대신 던졌다. 박 회장은 대답 대신 이유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 지난 12일 2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고등법원을 찾은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대유위니아그룹의 비자금과 이를 둘러싼 박 회장의 범죄 혐의를 검찰이 덮어준 것은 아닌지, 진상 규명이 필요해보인다.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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