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실점' 김승규, 후배부터 감쌌다… "내 콜 안 들렸을 수도" [2026 월드컵 홍명보호]
"내 콜이 안 들렸을 수 있다" 후배 다독여
남아공에 "조직력 좋은 팀" 평가
"멕시코전 계기로 하나로 뭉치겠다" 각오

한국 축구대표팀 수문장 김승규(36·FC도쿄)가 멕시코전 결승 실점 장면에 대해 "내 판단이었다"며 후배 이기혁(26·강원FC)을 감쌌다.
김승규는 19일(한국 시각)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후반 5분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골문 앞으로 높게 뜬 공을 처리하기 위해 뛰쳐나온 과정에서 수비수 이기혁과 충돌하며 공을 놓쳤고, 이를 루이스 로모(31·과달라하라)가 빈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결승 골로 연결됐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승규는 "공이 떴을 때 우리 선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안전하게 나가서 잡으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골키퍼는 잘 하다가도 한 번의 실점으로 경기 결과와 평가가 달라진다”며 "그 한 장면에 더 집중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충돌한 이기혁을 탓하지 않았다. 김승규는 "콜 플레이도 상황에 따라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데, 내 콜이 (이기혁에게) 정확히 안 들렸을 수 있다"며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일어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점 직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시간) 때 이기혁을 안아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승규는 "(이)기혁이에게 '경기는 계속해야 하니까 빨리 잊자'고 말했다"며 "결과만 만들면 된다고 했고, 우리가 뒤에서 버티면 앞에서 한 골은 넣어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비록 실점 장면은 아쉬웠지만, 김승규와 이기혁은 이날 대체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우선 김승규는 상대 슈팅 3개를 선방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특히 후반 30분 라울 히메네스(35·울버햄프턴)가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때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막아낸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기혁 역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좋은 수비를 보이면서 후방 빌드업에도 기여했다.

한 번의 실수를 제외하곤 별다른 결점을 보이지 않은 수비력이었던 만큼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김승규는 "남아공-체코 경기 후반전을 조금 봤는데, (남아공은) 개인 기술이 좋고 팀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도 확실했다"며 "약속된 플레이도 많고 조직적으로 잘 갖춰진 팀이라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분위기 반전을 언급했다. 그는 "선수끼리도 ‘분위기 처지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아 있고,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멕시코전을 계기로 다시 한번 하나로 뭉쳐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포판=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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