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묶여" JTBC 앞 절규…새벽 기차 타고 상경한 60대 여성의 눈물
"오너 일가 사재 출연해야"…중앙그룹 측에 입장문 전달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우리 아저씨가 평생 번 돈인데, 다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어요. 도와주세요. 우리 좀 도와주세요…"
19일 낮 1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 앞. JTBC 채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수십 명이 모였다. 이들 중 60대 여성 A 씨는 흐느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걱정되는 마음에 새벽 기차를 타고 지방에서 올라왔다고 했다. A 씨는 JTBC 채권에 지난 2월까지 총 3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A 씨는 "남편이 퇴직한 뒤 생활비에 보태보려고 평생 모은 돈을 넣은 것"이라며 "먹지 않고 입지 않고, 마트에서 세일하는 것만 사면서 모은 노후 자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집도 팔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남편이 알면 이혼할 지경이다. 계속 잠도 못 자고 뉴스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JTBC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투자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은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일부는 피켓 뒤로 몸을 숨겼다.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왔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이 알아볼까 두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년퇴직을 앞뒀다는 남성 B 씨(59)는 1억7500만 원을 투자했다. B 씨는 "수천억 원대 투자를 추진하던 회사가 206억 원을 막지 못해 갑자기 부도가 났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의도적인 부도였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신용등급도 BBB였고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만기까지 갈 줄 알았다"며 "부도날 채권인 줄 알았다면 누가 샀겠느냐. 투자 위험을 감수한 것과 의도적으로 부도낼 수 있는 채권을 판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BBB 등급은 투자적격등급에 해당한다. 다만 경기 변화 등에 따라 위험성이 커질 수 있는 단계로 평가된다.
최근 결혼했다는 30대 남성 C 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JTBC 채권에 1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했다. C 씨는 "집을 사려고, 2세 계획을 세우려고 산 것인데 돌아온 건 전 재산이 사라진 결과"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JTBC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중앙그룹 오너 일가는 사재를 출연해 개인투자자 원금을 즉각 보장하라", "방만 경영 책임을 개인 채권자에게 전가하지 말라", "JTBC 경영진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중앙그룹 측에 입장문을 전달했다. 입장문에는 △개인 채권자 원금 100% 보장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 책임 있는 자구안 제시 △방만 경영 책임의 개인 채권자 전가 금지 △구조조정 및 협상 과정 공개 등의 요구가 담겼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7900억 원의 막대한 빚을 개미 투자자들에게 떠넘기고 법원 회생 절차 뒤에 숨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증권사와 금융당국도 위험한 비우량 채권 판매와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 12일 총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날 JTB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은 CCC(하향검토)로 낮췄고, JTBC의 회생절차 신청 뒤에는 원금 또는 이자 지급 불능 상태를 뜻하는 D로 추가 하향했다. JTBC는 지난 1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재산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적용도 함께 요청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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