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 열도 수mm 이동…원인은 반사된 지진파였다

문혜원 기자 2026. 6. 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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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이 일본 열도 전체를 미세하게 이동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일본 열도를 통째로 수밀리미터(mm) 이동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 핵 근처에서 반사돼 돌아온 지진파가 일본 전역의 지반을 밀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지진 위험 요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2011년 9.0 규모의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미세 지반 이동 현상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동일본대지진 직후 일본 전역에 구축된 위성항법시스템(GNSS) 관측망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 곳곳에서 지반이 5~6mm 가량 이동한 흔적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지진에 의한 지반 이동은 지진이 발생한 진원 주변에 국한되지만 2011년 당시에는 일본 전역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GNSS 데이터 처리 오류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 뒤 지구 핵에서 반사된 'ScS파'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ScS파는 지진파의 한 종류인 S파가 지구 맨틀을 통과한 뒤 외핵 경계면에서 반사돼 다시 지표면으로 돌아온 지진파를 말한다.

연구팀은 동일본대지진 발생 약 15분 후 일본에 도달한 ScS파가 이미 파괴 직전 상태에 있던 단층들을 자극해 광범위한 미끄러짐(slip·슬립)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열도 전체가 수mm 규모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현상은 '동적 지진 유발'의 새로운 사례로 평가된다. 동적 지진 유발은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파가 멀리 떨어진 단층을 자극해 추가적인 지반 변형이나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이다. 지구 핵에서 반사돼 돌아온 지진파인 ScS파가 동적 지진 유발 현상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수 mm에 불과한 지반 이동이 약 100~200초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람들이 직접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변화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앞으로 유사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ScS파가 추가적인 단층 활동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ScS파를 새로운 지진 위험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선영 시카고대 부교수는 "본진의 강한 흔들림이 끝난 뒤 수 분이 지나서도 추가적인 지반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새로운 유형의 지진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126/science.aec4190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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