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오바마 센터' 개관…오바마 "분노와 분열 원하지 않는다"
초청 못 받은 트럼프는 SNS 조롱
11년 만에 시카고에서 완공

"사람들은 끊임없는 분노와 분열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공정함과 상식, 그리고 상호 존중을 원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 건립된 '오바마 센터' 개관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 정부에서 자행되는 반(反)이민정책과 미국·이란 전쟁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관련해 "미국인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무자비하거나, 가장 부주의하거나, 가장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들, 즉 특정 집단과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평등하게 여기는 자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오바마 센터는 시카고 남부로 유치가 결정된 뒤 11년 만인 올해 완공됐다. 시카고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정치 활동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지역 사회 운동가로 시작해 2004년 미국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로 카나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주)은 워싱턴포스트(WP)에 "시카고대 학생 시절에 오바마가 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집집마다 방문하며 선거 운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약 2만3,000평 규모의 부지에 설립된 오바마 센터에는 예산 총 8억5,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가 투입됐다. 역대 대통령 기념관 중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 기념관과 달리 박물관 외에도 공공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농구 경기장 등 시설을 갖춰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앤더슨 경제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매년 8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통해 시카고에 연간 2억2,0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세 시간 동안 생중계된 개관식에는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 미국 전직 대통령들과 영부인들이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등 미 국내·외 정계 인사들도 자리했다. 또한 스티비 원더, 코넌 오브라이언, 톰 행크스, 앤 해서웨이 등 유명인들도 총출동했다. 25일부터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관식에 초청받지 못했다. 대신 그는 6일과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오바마 센터의 박물관 옥상에 거대한 쓰레기봉투가 올려져 있는 합성 사진을 잇따라 올리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도서관의 10년 뒤 모습", "10년 뒤 오바마 도서관은 미국을 증오하는 사람들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오바마 센터 재단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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