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문에 경찰 집중단속…불법사금융 광고번호 차단 491%↑
배포자 넘어 인쇄업자까지 추적…유통망 근절 초점

부산·경남 일대에서 3년 넘게 무등록 대부업 전단지를 뿌리며 최고 연 292.1%의 고금리를 받아온 불법사금융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불법사금융 근절을 주문한 가운데 경찰은 대부업·성매매·불법의약품 불법전단지 특별단속을 벌여 한 달 만에 51명을 검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사금융 광고번호 차단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1% 급증했다.
1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대부업·의약품·성매매 불법전단지 제작·배포·의뢰 행위를 집중 단속해 총 37건, 51명을 검거했다. 단속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특히 불법사금융 광고 차단 성과가 두드러졌다. 경찰은 한 달 동안 대부업·성매매·불법의약품 광고번호 4776건을 차단했다. 이 가운데 무등록 대부업 광고번호는 29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7건)보다 491% 증가했다. 성매매 광고번호는 1810건, 의약품 광고번호는 29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불법 전단지가 무등록 대부업과 고금리 대출, 불법 추심 등 서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번호 차단을 통한 범죄 예방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불법 사금융 문제를 언급하며 “아직도 이런 짓을 하는 악덕 사채업자들이 있나. 경찰도 단속을 열심히 해달라”고 적극 주문한 바 있다.
경찰은 이번 단속 과정에서 부산·경남 일대에서 무등록 대부업을 운영하며 최고 연 292.1%의 이자를 받아온 30대 남성을 적발했다. 해당 피의자는 불법 전단지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등록 대부업체인 것처럼 속여 돈을 빌려준 뒤 고금리 이자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피의자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 체크카드 79장과 대부업 전단지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 10여 명을 확인하고 범죄수익 환수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장 단속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최근 상인회와 자율방범대 등과 협력해 불법 대부업 전단지 58건을 확보한 뒤 광고번호 분석을 통해 미등록 대부업자와 인쇄업체 관계자 등 1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관련 광고번호 58건에 대한 차단 조치도 진행했다.
지역별 단속도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출장마사지 광고 전단지를 추적해 배포자부터 인쇄업자, 광고업주까지 관련자 5명이 검거됐고, 전남 광양에서는 유흥가 일대에 전단지를 배포한 피의자 3명이 적발됐다
이번 단속에서는 불법전단지를 대량 생산하는 인쇄업자 검거도 크게 늘었다. 경찰은 한 달 동안 인쇄업자 5명을 검거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 증가한 규모다. 또 불법전단지 2만 9611매와 불법의약품 167통을 압수했다.
불법 전단지 집중 단속 효과는 실제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사 내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이 모 씨는 “예전에는 화장실 칸막이나 역사 구석마다 대부업·성매매 광고 명함이 수북하게 붙어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떼어냈었다“며 ”최근에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법전단지는 단순 광고물이 아니라 불법사금융과 성매매, 불법 의약품 유통으로 연결되는 범죄의 출발점”이라며 “배포자뿐 아니라 제작·인쇄·의뢰 단계까지 추적해 범죄 유통 구조를 근절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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