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ECH 글로벌 리더스] 〈한화②〉 LNG선부터 차세대 이지스함·잠수함까지… 한화오션, 글로벌 해양 방산 중심축으로 항해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상선 중심 조선사에서 해양 방산 계열사로 역할을 넓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한화그룹의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그램 참여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변화는 최근 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다시 나타났습니다. 방위사업청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3.9542점을 받아 93.3675점을 기록한 HD현대중공업을 앞섰습니다. 점수 차는 0.5867점입니다.
KDDX는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총사업비 약 7조8000억 원 규모의 사업입니다. 이번 입찰은 이 가운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선체와 전투체계, 통합마스트 등 주요 체계를 국내 기술로 개발·적용한다는 점에서 국내 해군 수상함 기술의 다음 단계를 가를 사업으로 꼽힙니다.
이번 평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된 보안감점이 최종 순위를 갈랐습니다. 기술능력평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73.2383점을 받아 한화오션의 72.5958점보다 0.6425점 앞섰습니다. 그러나 과거 군사기밀 불법 취득 사건에 따른 1.2점의 보안감점 등이 반영되면서 한화오션이 역전했습니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되고 후속 절차를 거쳐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대우조선해양 시절 수행한 개념설계를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로 연결하게 됩니다. 잠수함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수상함 사업에서도 설계부터 건조, 후속 군수지원까지 실적을 쌓을 기회를 확보하는 셈입니다.

한화오션의 현재 실적을 설명하는 가장 큰 축은 여전히 상선입니다. 한화오션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099억 원, 영업이익 441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70.6%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5000억 원으로 131.8% 늘었습니다. 한화오션 측은 고선가 프로젝트와 LNG운반선 중심의 수익 구조가 상선사업부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오션의 사업을 나눠 보면 상선과 특수선의 역할은 다릅니다. 상선은 당장 실적을 떠받치는 기반입니다. 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직접 만들어냅니다. 반면 특수선과 잠수함, MRO는 지금 당장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한화오션의 미래 가치를 설명하는 영역입니다.

해외 사업 가운데 먼저 성과가 나온 분야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입니다. MRO는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의 약자로 함정의 정기 점검과 수리, 부품 교체, 성능 유지 작업을 포괄합니다. 함정은 건조 이후 수십 년간 운용되는 만큼 조선사에는 생애주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 해군 MRO는 단일 정비 일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 해군은 전 세계에서 함정을 운용하고 있지만 미국 내 조선·정비 인프라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작전하는 함정이 정비를 위해 미국 본토까지 이동하면 운용 공백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화오션은 이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쌓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24년 8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MRO를 수주했고, 2025년 3월 정비를 마친 뒤 미 해군에 인도했습니다. 월리 쉬라호는 거제사업장에서 약 6개월간 정기 정비를 받았습니다.
후속 수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24년 11월 유콘호 정비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2025년 7월에는 찰스 드루호 정비도 맡았습니다. 찰스 드루호는 약 4만1000t급 보급함으로 길이 약 210m, 폭 32m 규모입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보급함 정비 경험이 이어지면서 한화오션은 미 해군 MRO 시장에서 실적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한화그룹 차원의 함정 사업 참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화디펜스USA와 한화필리조선소는 미국 함정·특수선 설계업체 바르드 마린 US의 하도급사로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프로그램의 개념설계 지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NGLS로 불리며 경량 보급 유조함 사업으로도 설명됩니다.

한화오션의 해외 방산 사업에서 당장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입니다.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에서 7월 초 사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수주전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셈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한국 한화오션을 CPSP의 최종 후보로 선정해 양사의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종 계약은 2028년까지 체결하고 첫 대체 잠수함은 2035년까지 인도받는 것이 캐나다 측 목표입니다.
캐나다는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대서양과 태평양, 북극해를 모두 마주한 국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한 만큼 해양 감시와 북극권 방어 수요가 큽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올해 1월과 5월 말 두 차례 캐나다를 찾았습니다. 최근 방문에서는 캐나다 총리 비서실장 등 현지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 잠수함의 성능과 산업협력 효과를 설명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최근 한국 해군의 도산안창호함이 캐나다에 입항한 것도 막판 수주전에서 중요한 장면이 됐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25일 진해 해군기지를 출항해 괌과 하와이를 거쳐 5월 23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에스퀴몰트항에 입항했습니다.


Q&A로 알아본 한화오션의 해양 방산 전략
Q. 한화오션은 왜 해양 방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나요?
한화오션의 현재 실적 기반은 여전히 상선입니다. 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등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만드는 주력 사업입니다. 다만 한화그룹 편입 이후에는 함정과 잠수함, MRO 사업을 키우며 해양 방산 계열사로 역할을 넓히고 있습니다.
Q. KDDX 제안서 평가 1위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KDDX는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총사업비 약 7조8000억 원 규모의 사업입니다. 한화오션은 제안서 평가에서 최종점수 93.9542점을 받아 HD현대중공업을 앞섰습니다. 기본설계 수행사와 기술평가에서 근소한 차이로 경쟁했다는 점은 한화오션의 수상함 설계·건조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Q.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국가적 수주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는 최대 12척의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 승조원 교육, 부품 공급과 현지 산업협력까지 포함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정부가 정상 외교와 특사 파견을 통해 수주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한화오션의 해양 방산 사업에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상선 부문에서는 수주잔고를 실제 이익으로 연결하는 수익성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수선 부문에서는 KDDX와 미 해군 MRO,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실제 성과로 만드는 수행능력이 필요합니다. 기술력과 납기, 정비 품질, 현지 산업협력 이행 능력이 함께 검증받게 됩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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