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도 민낯이 예뻐"…요즘 유행이라는 '신민아 네일' 뭐길래
고물가에 젤네일 가격 부담 커져
네일용품 매출 전년比 400% 급증
화려한 파츠 지고 'MNBB' 눈길
신민아 따라 '민낯네일' 화제

한때 네일아트는 손톱 위에 얼마나 많은 것을 올리느냐의 싸움이었다. 큼직한 파츠와 글리터, 스톤으로 손끝을 채우던 유행이 지나고, 이제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깔끔하게 정돈된 '민낯네일'이 2030세대의 손끝을 차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의 로고나 장식을 앞세우기보다 본연의 상태를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가 세련됨의 척도로 떠오르면서 네일 역시 화려한 아트보다 건강하고 단정한 손톱 자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패션·뷰티 전반에 번진 '자연스러움'의 흐름이 손끝까지 닿은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베어네일(Bare Nail)'이 주요 뷰티 트렌드로 떠올랐다. 말 그대로 맨손톱처럼 보이는 네일을 뜻하지만, 아무 관리도 하지 않은 손톱과는 다르다. 큐티클을 정돈하고 손톱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은 뒤 투명하거나 피부 톤과 가까운 컬러를 얇게 얹어 자연스러운 광택을 살리는 방식이다. 색과 장식을 더해 손톱을 꾸미기보다, 손톱 본연의 상태를 더 건강하고 깨끗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런웨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됐다. 마크 제이콥스 2026 FW 쇼에서는 모델들이 젤이나 강한 컬러 매니큐어 없이 손톱을 단정하게 다듬은 상태로 등장했다. 디자이너 조셉 알투자라는 눈에 띄는 네일 컬러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네일 팀은 모델들의 피부 톤에 맞는 투명한 매니큐어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MNBB(My Nails But Better·내 손톱 같지만 더 예쁜)' 또는 '민낯네일'이라는 이름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한 컬러로 손톱을 덮거나 파츠로 장식하는 대신 큐티클을 정돈하고, 손톱 표면에 은은한 광택을 더하는 것이 핵심이다.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시럽 제형을 얇게 바르면 맨손톱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실제로는 훨씬 단정하고 건강해 보인다.
손톱 길이와 형태도 과하지 않다. 손끝을 살짝 덮는 자연스러운 길이에 둥근 모양이 주를 이룬다. 색상은 누드톤, 연핑크, 살구빛, 맑은 베이지 등 피부색과 어우러지는 계열이 주로 쓰인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손끝이 오히려 완성도를 좌우하는 셈이다.
관련 제품 판매 흐름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신세계그룹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네일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0% 급증했다.
단순히 색을 바꾸는 네일 제품뿐 아니라 손톱 자체를 관리하는 기본 용품 수요도 함께 늘었다. 큐티클 세럼, 리무버, 오프 펜, 손톱영양제 등은 민낯네일을 완성하는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화려한 아트를 새로 얹기보다 기존 젤을 지우고 손톱 표면과 큐티클을 정돈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컬러 제품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또렷한 고채도 색상이나 입체 장식보다는 바른 듯 안 바른 듯한 시럽 제형, 투명한 광택감, 은은한 누드 계열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손톱을 '꾸미는 네일'에서 손톱을 '좋아 보이게 만드는 네일'로 소비 기준이 옮겨가는 셈이다.
민낯네일 열풍을 이끈 대표 사례로는 배우 신민아의 손톱 스타일이 꼽힌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그가 선보인 자연스러운 '민낯네일'이 '신민아 네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톱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투명 탑코트나 영양제로 은은한 광택만 더한 것이 특징이다. 별다른 장식 없이도 손끝이 정돈돼 보이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이같은 민낯네일의 유행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고물가 속 셀프 뷰티 수요가 커졌다. 젤 네일이나 파츠 네일은 시술 비용뿐 아니라 유지·제거 비용도 적지 않다. 반면 민낯네일은 큐티클 정리와 영양제, 투명 코팅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아 비교적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
웰니스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를 중시하면서 손톱 역시 과한 장식보다 잘 관리된 본연의 상태가 더 세련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손톱 자체가 하나의 취향이 된 셈이다.
패션업계에서 로고 대신 소재와 실루엣으로 취향을 드러내는 '조용한 럭셔리'가 주목받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누가 봐도 공들여 꾸민 손톱보다 원래부터 깨끗하고 건강해 보이는 손끝이 오히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실속을 챙기는 셀프 뷰티 트렌드와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웰니스 니즈가 맞물린 결과"라며 "인위적인 꾸밈보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2030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만큼 민낯네일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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