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아이들 돌봤는데”···아동양육시설에서 5억7000만원 임금체불 적발

김남희 기자 2026. 6. 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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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임금체불 등 적발
야간 휴게시간, 실제로는 아이 돌보는 근로시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연합뉴스

아동양육시설이 생활지도원들의 야간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출퇴근 기록까지 조작해온 정황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적발됐다. 노동부는 시설 측에 체불임금 5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시정 지시했다.

18일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아동양육시설 송죽원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 등을 적발하고, 지난 2일 체불임금 5억6972만원 지급을 명령했다.

송죽원은 부모의 사망·학대·방임 등의 사유로 가정에서 분리된 아동들이 생활하는 아동양육시설이다. 생활지도원들은 이곳에서 3조2교대 방식으로 24시간 아동을 돌보고 있다.

노동부가 가장 문제 삼은 것은 영유아 담당 생활지도원들의 야간 휴게시간 운영 방식이었다. 근로계약서상으로는 하루 5시간의 휴게시간이 부여됐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울거나 보살핌이 필요하면 즉시 대응해야 했다. 노동부는 해당 시간을 실질적인 근로시간으로 보고 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근로감독 과정에서는 조직적인 근로시간 조작 정황도 드러났다. 노조에 따르면 송죽원은 서울시의 시간외근로수당 지원 기준인 월 40시간에 맞추기 위해 실제 근무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했고, 이에 맞춰 전자 출퇴근 기록까지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급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은 총 5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재직자 21명에 대한 체불액은 4억4174만원, 퇴직자 7명에 대한 체불액은 7452만원으로 집계됐다.

노동부는 이 밖에도 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 위반, 임신 중 노동자에 대한 시간외근로 금지 규정 위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의 연장근로 실시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청원인 A씨는 “어린아이들 방은 휴게시간이 없다. 아이들 밥 먹이고, 밤에도 아프면 열 체크하고 약을 먹이느라 밤을 새워야 한다”며 “이런 시간이 전부 휴게시간으로 처리돼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시설의 이른바 ‘가짜 휴게시간’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논란이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시설 특성상 야간 휴게시간이 사실상 근로시간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시설은 노동자들에게 ‘봉사정신’을 강조하며 공짜 노동을 강요해 왔다”며 “사회복지시설의 가짜 휴게시간과 공짜노동 관행이 확인된 만큼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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