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총체적 부실’로 결론…“감사 받고, 해체수준 혁신 필요”
관련 실무자 6명에 징계 권고
매뉴얼 정비 등 재발 방지案도
재선거 요구엔 “법원판단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가 19일 열흘간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대해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로 규정, 중앙선관위의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수술을 주문했다. 다만 진상규명위원회는 재선거 요구 등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을 따르는 게 합리적”이라며 위원회 차원의 입장 정리를 유보했다.
조현욱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브리핑을 열고 “총체적 부실 상태에 있는 선거 관리 시스템”이라고 총평했다. 이날 진상규명위원회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해 총 12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선관위,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직원 중 이번 사태에 관련 있는 실무자 총 6명에 대한 징계도 권고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이번 투표용지 50% 하한 기준 변경 의사결정 과정부터 실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대응까지 전 과정을 총체적 부실로 결론냈다. 구체적으로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12월 투표용지 50% 하한을 결정한 것과 관련, 중앙선관위 논의나 의결 절차가 없이 사무총장의 전결만으로 이뤄졌다.
투표지 부족사태가 벌어진 이후에도 대응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진상규명위원회가 확인한 읍면동 간사·서기들이 모여 있는 단체대화방을 보면, 이미 정오 때부터 투표용지 부족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선관위는 오후 4시 46분 송파구선관위 사무국장과 통화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했다. 이때도 중앙선관위에 보고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모두 통제해야 할 중앙선관위는 투표지 부족 사태를 민원인의 항의 전화로 처음 인지한 우스운 사태도 벌어졌다. 투표시간 연장 결정 과정에서도 중앙선관위 보고나 논의 없이 결정됐다. 추가로 배분된 투표용지가 정당추천위원의 입회 없이, 종이가방이나 지퍼백 등에 담아 봉인 없이 송부된 사실도 이번 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확인됐다.
다만 진상규명위원회는 재선거 요구 등에 대해서는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선거소청 등 법적 절차를 통해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다음에 재선거 여부를 결국 판단해야 한다”며 “일부 지역이 문제가 있다면 일부 지역의 재선거도 가능하기 때문에 저희가 결정할 사안이라기보다는 법원의 판단에 의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재발 방지대책도 내놓았다. 감사원 직무 감찰 포함을 비롯해 △투표용지 인쇄 축소비율 70% 이상 상향 △무번호 투표용지 최소화 △중앙선관위 사무처 전결범위 축소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사건·사고 대비 매뉴얼 정비 등을 제안했다.
윤정선·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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