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몰입도 낮으면 우울증 위험 더 높다"... 수면 질에도 영향
업무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로, 15%는 ‘수면의 질 저하’ 때문
일에 몰입할수록 업무 스트레스·수면 질 저하 영향 덜 받아

업무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데 수면의 질이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며, 일에 몰입할수록 이런 부정적 영향을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 교수와 문지완 전공의 연구팀이 한국 직장인 2,4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업무 스트레스를 직접 줄이기 어려운 현실에서, 잠을 잘 자고 일에 몰입하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2016년 강북삼성병원에서 직장 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2,425명(여성 54.6%)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업무 스트레스, 우울 증상, 수면 질, 업무 몰입도를 각각 측정하는 설문지를 사용했는데, 특히 수면 질은 '지난 한 달간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평가했다. 잠을 잔 시간보다 본인이 얼마나 만족스럽게 잤다고 느끼는지를 본 것이다. 업무 몰입도는 일에 대한 활력, 헌신, 집중도를 종합해 측정했다.
분석 결과, 업무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우울 증상도 함께 심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동시에 업무 스트레스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렇게 나빠진 수면 질이 다시 우울 증상을 키우는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업무 스트레스가 우울증에 미치는 전체 영향 중 약 15%는 이런 수면 질 저하를 거쳐 전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잠을 충분히 잤더라도 만성적 긴장이나 정서적 회복 부족으로 본인이 느끼는 수면 만족도가 낮을 수 있는데, 이런 주관적인 수면 불만족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업무에 대한 몰입도는 이 두 가지 영향 모두를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몰입도가 낮은 직장인은 같은 수준의 스트레스나 수면 질 저하에도 우울 증상이 더 크게 나타났지만, 몰입도가 높은 직장인은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일에 몰입할수록 스트레스나 수면 문제를 완충하는 힘이 강해진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업무 스트레스를 직접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잠을 잘 자고 일에 몰입하는 것만으로 우울증 위험을 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특히 퇴근 후에도 일에서 심리적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한국 직장 문화에서는 수면 질 관리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 시점에서 진행된 조사인 만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시간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의 교신저자 전상원 교수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질 저하가 우울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같은 개인 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유연근무제·업무 자율성 보장·업무량 조정 등 조직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Perceived Sleep Quality as a Mediator Between Occupational Stress and Depression: The Moderating Role of Work Engagement: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사이에서 주관적 수면 질의 매개 역할: 업무 몰입도의 조절 효과)는 2026년 4월 국제 학술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이새별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머리 감을 때 찌릿한 두통”… 진통제로 안 낫는다면 ‘후두신경통’ 의심 ④ [손끝에
- 레이저 백내장 수술 전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 - 하이닥
- 잦은 소화 불량, 위산 과다 vs 위산 부족… 내게 맞는 소화제는? - 하이닥
- 활력 있는 하루 원한다면... 아침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 8 - 하이닥
- 근력운동 주 2회 했더니 심장에 변화가?…美 11만 명 추적 연구 - 하이닥
- 혈관에 좋은 음식 5가지… "동맥경화·고혈압 위험 낮춘다" - 하이닥
-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 낮춘다?”… 美 노인 50만 명 연구 결과 - 하이닥
- 생체리듬 안정적인 사람이 혈당 목표 달성률 높았다... 당뇨 환자 122명 추적 결과 - 하이닥
- 걷다 삐끗한 발목염좌, 만성 통증 막는 단계별 회복 가이드 - 하이닥
- 반복되는 구내염, 피로 탓만 하다간 큰일…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 - 하이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