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메모리맨' 이석희 품은 인텔…파운드리 부활 승부수

강민경 2026. 6. 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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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SK온 이끈 이석희, 인텔 수석부사장 합류
첨단 패키징·시스템 통합 총괄…립부 탄 CEO 직속
트럼프 "애플도 인텔과 협력"…美 공급망 재편 속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이석희 전 SK온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과 인텔의 반도체 협력 사실을 공개한 직후 나온 인사로 첨단 패키징 경쟁력 강화와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18일(현지시간) 이석희 전 SK온 사장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 부사장은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첨단 패키징·시스템 통합·백엔드 기술 개발 및 제조 부문 전반을 총괄한다. 인텔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파운드리 사업 내 첨단 패키징 전담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업체들이 첨단 패키징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 수석 부사장은 반도체 업계의 대표적인 메모리·제조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1990년 현대전자에 입사해 인텔 연구원과 KAIST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친 뒤 2013년 SK하이닉스로 복귀했다. 

이후 미래기술연구원장과 D램개발사업부문장·COO·CEO를 역임했으며 2024년부터 SK온 대표를 맡아 배터리 생산 수율과 제조 경쟁력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달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그는 경력 초기 인텔에서 엔지니어링 리더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사를 두고 '친정 복귀'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는 이번 영입을 립부 탄 CEO 체제에서 추진 중인 인텔 파운드리 재건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탄 CEO는 취임 이후 제조 경쟁력 회복과 고객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조직 개편과 외부 인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애플이 미국 내 반도체 설계·생산 강화를 위해 인텔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의존하는 기술은 미국에서 발명됐다"며 "반도체 역시 미국 안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인텔과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과 공급망 재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는 애플까지 인텔 생태계에 합류할 경우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중심의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인텔이 첨단 패키징 분야 강화를 위해 SK하이닉스 출신 경영진을 영입한 것은 AI 시대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공정 미세화에서 패키징 기술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대에는 칩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인텔이 첨단 패키징을 별도 사업부로 격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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