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배변 치워라" 아들과 몸싸움 하다 흉기 휘두른 70대父, 집행유예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들과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인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지난 12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정 모 씨(75)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3년간 보호 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폭력 치료 강의 및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정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아들 A 씨(45)와 반려견 배변 청소 문제 등으로 말다툼하던 중 화가 나 아들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렸다.
이에 A 씨는 정 씨를 집 밖으로 끌어낸 뒤 뺨을 때리고 발로 복부를 차는 등 맞대응했고 "각자 인생을 살자"고 말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격분한 정 씨는 흉기를 들고 뒤따라 들어가 아들을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를 제지했고 A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 씨는 이 사건으로 왼쪽 팔뚝에 자상을 입었고 이 사건 당시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 분명하다"며 "정 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훈육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합리화하는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씨는 2024년에도 만취한 상태로 피해자를 폭행해 가정폭력으로 신고당한 이력이 있고 이외에도 술에 취하면 아내 목을 조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저지른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에게는 잘못된 음주 습관과 그로 인한 폭력 성향이 확인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 씨가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이 사건으로 구속돼 5개월 넘게 구금돼 반성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본인이 가족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자식에게 무시당하고 폭행당했다고 생각해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려 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아들이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며 "이런 점을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뼛속 깊이 새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씨는 전날(18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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