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피 넘은날 “키맞추기도 없었다”… 소외된 코스닥은 비명

권우석 기자 2026. 6. 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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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오르는 증시…코스닥은 장중 1000선 이탈
코스피 연초 대비 115% 급등, 코스닥은 8% 상승 그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코스피 내 반도체 대형주로만 쏠리면서, 코스닥 시장은 사실상 소외된 채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잔치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온기가 상위 일부 종목에만 집중되면서 코스닥 투자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역설적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03포인트(3.01%) 내린 1000.9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같은 날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에 안착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수급도 엇갈렸다. 개인이 4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20억원, 265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락 종목 수는 1436개에 달한 반면 상승 종목은 245개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4.28%), 에코프로(-4.32%), 알테오젠(-0.94%), HLB(-1.38%) 등 2차전지와 바이오 대표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도 상승 종목은 109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91개에 달했다. 지수는 올랐지만 시장 전체가 함께 오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115% 상승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8%에 그쳤다. 연초만 해도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상승했지만 반도체 쏠림 장세가 심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개인 투자자들마저 코스닥을 외면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 870억원의 물량을 던졌다.

코스닥의 부진은 실적 중심 장세로의 급격한 전환에서 기인한다. 과거처럼 이차전지나 바이오 등 특정 테마에 기대어 성장주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는 ‘키 맞추기 장세’는 자취를 감췄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반도체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닥 성장주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대형주 중심으로 유입되고 개인 투자자들 역시 최근 코스피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대형주 중심 실적 장세를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코스닥의 상대 매력이 코스피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책 모멘텀이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시장 세그먼트 분리(승강제) 도입 방안이 대표적이다. 우량기업군을 별도 시장으로 분류할 경우 기관 자금 유입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실기업 퇴출 강화도 시장 체질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부터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전반에 대한 정책 모멘텀이 재부각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코스닥 30주년 행사를 전후해 세그먼트 분리 관련 세부 추진 방안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책 기대감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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