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월드컵 보고 싶어요” 교실 덮친 ‘응원 교육’ 딜레마 [세상&]

김용재 2026. 6. 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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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진행되는 북중미 월드컵 경기
교사들 ‘민원’·‘수업 진행’ 사이 고민 커
교육 당국 “중요한 것은 교사 수업 설계”
학교 교실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아이들.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월드컵 경기를 틀어줄 것인가, 수업과 교육과정을 지킬 것인가. 평일 오전 시간대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경기가 전국 선생님들에게 고민을 던지고 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고 싶다”고 요구하지만 교사들은 수업 변경에 따른 형평성 논란과 학부모 민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대회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 시간이 평일 오전에 편성되면서 학교 현장의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의 멕시코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은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도 오전 시간대에 열릴 예정이어서 정규수업과 그대로 겹치는 상황이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일부 교사는 월드컵을 교육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지만 수업 운영 변경에 따른 민원 부담을 걱정하는 교사들도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응원하는 경험도 교육’이라는 의견과 ‘수업 시간을 임의로 바꾸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맞선다.

한 초등교사 A씨는 “월드컵을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한 반에서 보여주면 다른 반에서도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 생긴다”며 “교사 개인 판단으로 결정하기에는 관리자나 학부모 민원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체코전 때는 자연스럽게 보는 분위기였는데 이후 경기부터는 고민이 된다”며 “아이들은 경기 자체보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는 경험을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월드컵을 교육과정과 연결해 활용하는 학교도 있다. 경남 김해의 한 초등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월드컵의 역사와 한국 축구의 성장 과정을 살펴본 뒤 국가대표 경기를 함께 시청했다. 미술 시간에는 선수 소개와 국가대표 유니폼 그리기 활동 등을 진행하며 단순 관람이 아닌 수업 과정으로 구성했다.

해당 학교 교사 B씨는 “축구에 관심 없는 학생들도 함께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4년에 한 번 있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공동체 경험과 연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경기 시청 자체를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별도 지침은 두지 않고 있다. 수업 운영은 교사의 재량이며 교육 목적에 맞게 활용한다면 어떻게 구성해도 문제없단 입장이다. 교사의 자율권을 존중하되 축구 경기를 시청할 경우 과목별 교육 목표에 부합한 지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기를 함께 보고 감상문을 작성하거나, 공동체 의식·민주시민교육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결국 교사가 수업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 이후 교육적 콘텐츠를 이어나가면 된다”며 “다만 학교 구성원 간 사전 논의가 이뤄지고 진도 조정이 이뤄지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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