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100배 격차의 후폭풍…DX노조 ‘세불리기’ 삼성 노조 판 흔들린다
DS 중심 초기업노조 한 달 새 1.7만명 이탈
제3 노조 동행은 2000명에서 2.6만명 폭증
DX 조합원들, 검은옷 출근 시위·단체 행사
올 성과급 하향 막고 DS·DX 분리교섭 노려

삼성전자(005930)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DS) 부문과 최대 100배에 달하는 성과급 격차를 바로잡기 위해 세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DX 부문 조합원들의 단체 행동이 본격화하면서 5월 임금·단체협약 타결 이후 DS 부문 중심의 노조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27년 임단협에서는 DS와 DX가 분리 교섭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과반 노조로 2026년 임단협을 이끌었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5월 임단협 당시 7만 3000명 수준에서 이날 기준 5만 6000명으로 줄었다. 한 달여 만에 1만 7000명가량 급감한 것이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가운데 DX 소속은 약 20%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한 조합원들은 DX 중심의 동행노조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5월 2000명 수준에서 최근 2만 6000명까지 급증했다. 삼성전자 DX 부문 전체 인원이 약 5만 1700명인 점을 감안하면 DX 인력의 절반 이상이 동행노조에 가입한 셈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도 조합원이 약 2만 1000명 으로 같은 기간 조합원이 약 6000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 지형 변화의 직접적인 계기는 5월 임단협 타결이다. 노사의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금융투자 업계의 평균 전망치인 350조 원으로 가정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총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DX 부문은 협상 타결 위로금 성격의 600만 원만 받게 돼 격차가 최대 100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DX 부문 직원들은 DS 부문이 절대다수인 초기업노조가 주도한 이번 협상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적자의 늪에 빠져 있을 때 모바일과 가전 등이 그룹 실적을 견인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DX 부문의 요구가 철저히 배척됐다는 것이다. 결국 초기업노조에서 대규모 이탈이 발생했고 탈퇴한 조합원들은 DX 부문이 주축인 동행노조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X 부문을 중심으로 조합원이 늘어난 동행노조는 단체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직원들은 검은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고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고 작업복을 입는 현장 직원들은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 구미사업장에서 단체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은 수원사업장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경영진에게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포스트잇 행사를 열고 내부 결집에 나섰다.
올해 임단협은 이미 마무리됐기 때문에 DX 조합원들의 단체 행동이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부의 초과이익성과급(OPI) 하향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DS와 DX가 각각 임단협에 나서는 분리 교섭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현재 노조 구도를 보면 과반 노조가 없는 상황이다. 당장 교섭이 진행될 경우 사측이 각 노조와 개별 협상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있다.
DS가 주축인 초기업노조도 DX와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30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최승호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다. 최 위원장의 핵심 공약 역시 DX와의 분리 교섭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 재편이 단순한 조합원 이동을 넘어 삼성전자 임단협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S와 DX의 실적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성과급과 임금 교섭을 하나의 틀로 묶는 데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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