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전월실적 '40만원' 시대 돌입...30만원 혜택 공식 흔들
카드사 "실적 문턱 높인 대신 혜택 확대"...수익성도 고려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카드사들이 최근 출시하는 생활형 신용카드에서 전월실적 40만원 이상 조건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전월실적 40만원 기준은 자동차·통신·제휴카드와 같은 특화 상품에서 주로 확인됐지만,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간편결제·교육·홈쇼핑·생활비 할인형 카드 등 생활영역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2025년 출시 주요 신용카드 총 74종 가운데 전월실적 40만원 이상을 핵심 혜택 기준으로 둔 비프리미엄 신용카드는 최소 18종 이상으로 확인됐다.
이는 카드고릴라 사이트에 등록된 개인회원 카드를 기준으로, 프리미엄 카드와 VVIP·특수 발급 상품을 제외한 리뉴얼 카드 및 일반 신용카드(GPCC)를 모두 포함했다.
이 같은 전월실적의 확대는 과거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다.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연도별 출시 주요 신용카드와 카드사 상품설명서를 대조한 결과, 전월실적 40만원 이상을 핵심 혜택 조건으로 둔 신용카드는 2024년 8.6%(9종)에서 2025년 24.3%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전월실적 40만원 기준이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상품 설계 변화를 꼽는다. 과거 생활형 카드는 전월실적 30만원 이상을 기본 문턱으로 두고 할인율이나 월 할인한도를 낮게 설정하는 방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월실적 기준을 40만원으로 높이는 대신, 생활비·고정비·간편결제·교육·주유 등 특정 영역의 할인율을 10% 안팎으로 높이거나 월 할인한도를 키우는 구조가 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서비스 구성과 제휴 조건,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월실적 기준이 정해지는 구조이다"며 "카드사별 세부 기준은 다르겠지만, 상품 수익성을 따져 실적 구간을 정하는 방식은 비슷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월실적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오르면 10만원 차이지만, 정해진 실적만 채워 혜택을 받는 고객도 있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며, "실적 기준을 높이면 고객이 해당 카드에 결제금액을 더 집중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사 별로 전월실적이 40만원대인 대표적인 카드 상품으로는 삼성 iD SELECT ALL 카드·신한카드 Discount Plan+·현대카드 알파벳카드 D·H·O·S·KB국민 에버온 EV카드·KB국민 My WE:SH+ 카드·KB국민 WE:SH ALL+ 카드·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해피메이트 IBK카드 등이 꼽힌다.
먼저 신한카드 Discount Plan+는 전월실적 40만원 이상 구간부터 생활 가맹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고릴라는 이 상품을 2025년 하반기 신규카드 1위로 꼽으며, 장보기 보너스·온오프라인 쇼핑·공과금·음식점·배달앱 등 생활 가맹점에서 월 최대 10만원까지 할인되는 카드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알파벳카드도 40만원 기준 상품군으로 분류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알파벳카드 라인업을 재정비하면서 D·H·O·S 등 생활 영역별 할인카드를 선보였다. 외식·배달·교육과 병원· 주유 및 정비·쇼핑 등 핵심 영역에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통신·관리비·대중교통 등 보조 영역에는 5% 할인을 붙이는 방식이다.
삼성카드도 SELECT 계열에서 전월실적 40만원 기준 상품을 내놨다. 삼성 iD SELECT ALL 카드는 아파트관리비·통신·교육 등 고정비와 음식점·편의점·할인점·주유 등 생활비 영역을 선택형 혜택으로 묶은 상품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같은 SELECT 계열 안에서 30만원 기준 상품과 40만원 기준 상품을 병행하는 구조다. 이는 기존 30만원 상품의 실적 기준을 직접 올린 것은 아니지만, 고정비·생활비 통합형 상품에는 더 높은 실적선을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최근 1년 사이 리뉴얼을 통해 전월실적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오른 사례도 확인된다. 현대홈쇼핑 현대카드 Edition2는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 시 현대Hmall 3%, 그 외 가맹점 1%를 H.Point로 적립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리뉴얼 후에는 전월 40만원 이상 이용 시 현대홈쇼핑 결제금액의 7%를 월 최대 3만원까지 청구할인하고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의 1%를 현대H몰 적립금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월실적이 10만원 높아졌지만, 기존 적립 중심 구조에서 청구할인과 적립을 병행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또한 전월실적 기준 상향은 카드사의 수익성 방어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비용 부담, 마케팅 비용 효율화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혜택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면 소비자가 일정 수준 이상 결제금액을 채워야 하는데, 전월실적 인상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전월실적 기준이 높아지면 고객의 결제금액을 특정 카드에 묶어두는 효과도 커진다고 설명한다. 30만원 기준 상품은 소비자가 여러 장의 카드를 나눠 쓰기 쉽지만, 40만원 이상 상품은 혜택을 받기 위해 한 카드에 결제금액을 몰아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연회비 인상이나 프리미엄 카드 확대뿐 아니라 전월실적 기준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연회비 3만원대나 5만원대 중간급 카드가 늘어나는 흐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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