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중국식 사회주의' 걷나…전력난 속 시장경제 수혈
![전력난에 따른 쿠바의 일상 [AFP=연합뉴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newsy/20260619065104086oqnn.jpg)
현지시간 18일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가 국회에서 친시장 개혁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60여 년간 정통 사회주의와 국가 주도 계획경제를 고수해 온 쿠바가 사실상 '중국·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쿠바 총리는 이날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출석해 176개의 친시장 개혁 의제가 담긴 비상 경제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민간 기업의 기회 확대, 가격 상한제 폐지, 국영 기업의 개혁과 자율성 강화, 추가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조치, 금융시스템 현대화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조치에는 쿠바 내 사영기업과 기업가들을 가로막던 관료주의적 규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공산당이 이끄는 일당제 체제 특성상, 정부가 제출한 이번 제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 독재'의 고삐를 바짝 쥐되, 경제적으로는 사유화와 시장 경제 체제를 전면 수용해 정권의 붕괴를 막겠다는 실리적 통치 전략으로 보입니다.
쿠바 정권이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언한 중국의 개혁·개방과 베트남의 '도이모이 노선'이 바로 이 같은 '사회주의 지향 시장경제'의 대표적 모델입니다.
두 국가 모두 공산당 정권의 절대적인 권력 기반은 고수하면서 경제 체제만큼은 시장 개방 노선을 채택해 비약적 경제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쿠바가 이번 패키지에 담은 국영기업의 주식 및 지분 거래 전환, 금융 부문과 부동산 개발 시장의 민간 개방 등은 사회주의 경제의 근간인 '생산수단의 국가 독점'을 부정하는 파격적인 조치들입니다.
아울러 사상 최초로 직원 100인 이상의 사기업 설립이 허용되고, 1인이 여러 개의 기업을 소유할 수 있게 한 점은 쿠바 경제의 판도를 바꿀 정책으로 손꼽힙니다.
관광, 농업, 통화시장을 국내외 민간 투자자들에게 빗장을 풀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쿠바 민생 경제는 극심한 전력난과 생필품 부족, 미국의 혹독한 제재 압박 속에서 파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압송 이후 미국의 집중적인 봉쇄와 포위에 정권 붕괴 직전에 내몰린 쿠바 공산당이 사회주의가 아닌 '국가 자본주의'로 방향을 튼 셈입니다.
미국은 그간 석유를 포함한 물자 봉쇄 외에도 행정명령과 금융 제재, 주변국에 대한 관세 압박 등 총체적 수단을 동원해 쿠바에 대한 압박 수위를 지속해서 높여 왔습니다.
런던 기반의 쿠바 경제학자 다니엘 토랄바스는 AFP 통신에 이번 조치를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이후 가장 심오한 경제 개혁 프로그램이자 국가 경제 개발 모델의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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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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