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먹는 中 배달의 함정…‘지금 할인’이 ‘미래 청구서’로 [박시진의 글로벌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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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 중국의 배달 플랫폼 시장도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징둥(京东·JD닷컴)이 음식 배달 플랫폼을 공식 출범시키며 메이퇀(美团)·어러머(饿了么) 강 구도에 3파전 경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SAMR은 "중국 배달 플랫폼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입점 업체에 보조금 참여를 강요하며, 비합리적 경쟁을 촉발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음식 배달 플랫폼을 대상으로 칼을 든 것은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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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달 플랫폼 메이퇀·어러머·징둥 3파전 경쟁
“파이 키우려면 돈 쏴야” 보조금부터 할인 정책
시장은 그대로인데…현금 남용에 부담도 커져
이중 가격·독점 등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 전가
정부, 칼 빼들었다…내달까지 의견 수렴해 규제
한국도 배달 플랫폼 ‘갑질’ 막아 자영업자 보호

한국만큼 중국의 배달 플랫폼 시장도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징둥(京东·JD닷컴)이 음식 배달 플랫폼을 공식 출범시키며 메이퇀(美团)·어러머(饿了么) 강 구도에 3파전 경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타오바오(淘宝)마저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며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그러던 중 중국 정부가 배달 플랫폼의 보조금 남용을 차단하는 규제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업계의 과열 경쟁을 억제하려는 조치입니다. 1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성명에서 시장 교란용 보조금 사용과 원가 이하 판매 등을 금지 대상으로 적시했습니다. 이번 규제 초안은 다음 달 17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입니다.
SAMR은 “중국 배달 플랫폼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입점 업체에 보조금 참여를 강요하며, 비합리적 경쟁을 촉발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런 출혈 경쟁이 업체와 배달기사,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음식 배달 플랫폼을 대상으로 칼을 든 것은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중국의 배달 시장은 두 차례의 큰 경쟁 국면을 거쳤는데, 그 첫 시작은 2014년입니다. 당시 5년간 메이퇀 와이마이와 어러머, 바이두 와이마이는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격렬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메이퇀은 종합 생활 서비스 강자로 배달 사업에 진출했고, 어러머는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배달 전문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바이두는 검색 대기업으로 역시 대기업이었습니다.
세 플랫폼이 신규 이용자 쿠폰, 첫 주문 할인, 무료 배달 쿠폰 등을 대거 살포했고, 식당의 입점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지원 정책을 펼쳤습니다. 막대한 자금을 태우는 전형적인 출혈 경쟁이었습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바이두가 경쟁에서 밀려 어러머에 인수됐고, 다음 해 알리바바가 어러머를 완전 인수하게 됐습니다. 이후 메이퇀과 어러머의 양강 체제가 확립됐습니다.

이후 지난해 징둥그룹이 음식 배달 시장에 본격 진입하며 다시 3강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징둥은 배달 본업이 아닌 물류·e커머스에서 쌓은 역량을 끌어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중국 프로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메이퇀이 50%의 점유율을, 어러머(33%), 징둥(17%)가량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타오바오는 사실상 미미한 상태입니다.
배달 플랫폼들이 보조금 경쟁을 펼치는 것은 네트워크 효과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많은 플랫폼에 더 많은 식당이 입점하고, 식당이 많으면 더 많은 이용자가 모입니다. 승자독식 경향이 강한 것인데요, 이용자 충성도가 낮은 업의 특성상 계속 보조금을 줘야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네이쥐안(内卷)’ 현상이 발생합니다. 네이쥐안이란 한정된 시장 안에서 서로 과도하게 소모적으로 경쟁하지만 전체 파이는 커지지 않고 다 함께 소진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가격을 끝없이 낮추고 보조금만 늘려 아무도 실질적 이득을 보지 못하는 제로섬 경쟁을 의미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결국 피해로 돌아옵니다. 당장은 싸게 먹을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가격·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습니다. 즉 지금의 할인이 미래의 청구서로 날아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보조금 전쟁으로 인해 약한 플랫폼들이 사라지면 경쟁자가 줄어들며 독점화의 폐해가 발생하고, 품질과 서비스 저하도 나타납니다. 이 밖에도 이중가격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정부가 규제를 마련한 배경입니다.
규제 초안에 따르면 플랫폼이 ‘장기·대규모’ 보조금으로 시장 경쟁을 저해하거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또 입점 업체에 보조금 참여를 강요하거나 관련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도 막습니다. 풍부한 자금력을 이용한 독점·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도 금지됩니다. 이에 따라 플랫폼은 보조금 행사 시작 전과 종료 후 관련 내용을 공개해야 하며, 규제안은 보조금 활동에 따른 법적 의무와 책임도 명시했습니다.

최근 중국 당국은 배달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식품 안전과 고용 복지, 가격 전쟁에 대한 감시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지난 4월 SAMR은 7개 전자상거래 및 음식배달 플랫폼에 36억 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허가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유령 배달업체의 영업을 묵인한 혐의를 인정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배달 플랫폼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과 차이점은 중국은 플랫폼이 보조금을 너무 뿌려 소모적 경쟁이 된다는 것이 핵심 쟁점인 반면, 한국은 플랫폼이 수수료를 너무 올려 자영업자가 힘들다는 쪽입니다. 이에 수수료 부담, 불공정 거래 등을 타깃으로 상생협의체 등 자율규제와 입법을 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라이더 보호, 자영업자 보호, 시장 지배력 남용 견제라는 주된 목표는 같지만, 한국은 배달 앱들의 갑질을 막겠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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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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