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관위, 결재없이 55억 써도 고작 견책…‘자체 징계’ 솜방망이
전체 125건중 중징계는 7건 그쳐… 업무중 개인영상 번역시켜도 견책
‘소쿠리 투표’때도 2명만 정직 처분
6·3선거 본투표 용지 혼란 외에도… 서초선 사전투표지 모자라 ‘퀵’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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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지 부족’ 국조특위 첫 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위원장(왼쪽)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특위는 8월 1일까지 45일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경위와 참정권 침해 실태 등을 따질 예정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 다른 시도 선관위의 한 사무과장은 2022년 7∼11월 회계 담당 부하 직원이 지방선거 경비, 체육회장 선거 경비, 조합장 선거 경비 등 약 55억6900만 원(35건)을 사전 보고와 결재 없이 집행한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고등징계위는 중앙선관위원장 표창 수상 내역 등을 고려했다면서 감봉 1개월에서 견책으로 징계 수위를 낮춰 의결했다.

한 시군구 선관위 6급 직원은 피감기관 직원에게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등 10여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빌렸다. 이후 또다시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직원 6명으로부터 7900만 원을 빌려 고등징계위에 회부됐다. 그러나 고등징계위는 “상급자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시군구 선관위 4급 직원은 지난해 10월 13일부터 24일 사이에 6일 동안 9회에 걸쳐 결재 없이 지각을 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했으나 견책 처분만 받았다.
징계가 의결된 125건의 사유는 인사·채용 관련 비위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음주 운전 관련(15건), 성 비위(15건)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해임, 파면, 강등 같은 중징계는 7건에 그쳤고, 대부분 견책 등 경징계나 불문경고에 그쳤다. 불문경고는 정식 징계가 아닌 경고 처분에 해당한다.
부실 선거 관련 징계도 솜방망이에 그쳤다. 2024년 총선 당시 개표 오류로 9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감봉 3개월이 가장 높은 수위였고 그마저도 3명에 그쳤다. 6명은 견책 등 경징계였다.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사태 때조차 1급 직원이 정직 3개월, 2급은 정직 2개월을 받았고 3급 직원은 불문경고로 그쳤다.
전문가들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가 자체 징계를 통해 솜방망이 처분만 반복하다 보니 비위가 근절되지 않고 도덕적 해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독립적인 선거관리평가위원회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직위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등을 피해 왔다”며 “대대적 개혁을 통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선관위 연락 불가”… 혼란상 담긴 투표록
이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공개한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투표소들의 투표록에는 “투표 지연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한 선거인” “선관위로 전화했으나 연락 불가” 등이 적혀 있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극심했던 혼란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던 것.
투표록에 따르면 잠실2동 제2투표소에선 “6.3 17:50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중단” “18:00 이후 최초 대기인 12명이었으나 5명 돌아가고 7명 남음”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선 “15시 35분, 15시 40분에 투표관리관이 선관위로 전화했으나 연락 불가” 등의 혼란했던 모습이 기록돼 있었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의 한 투표소에 사전투표 투표용지를 출력하기 위한 롤 용지가 부족해 퀵서비스로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에서도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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