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별빛 발견하고 키워가는 거름같은 공간 꿈꿔”

광주일보 2026. 6. 19.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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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후문 북카페 ‘별밭’ 운영, 최성혁·정경미 부부
다큐상영·독서토론·인문학강연…오늘 전영애 교수 특강
최성혁 대표(왼쪽)와 정경미 씨.
“‘별밭’은 저마다 자신의 별빛을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는 거름 같은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일상에 지쳐 있는 이들이 힘을 얻어 다시 빛나는 별이 되고, 세상을 밝히는 새벽별이 됐으면 해요.”

전남대 후문 상가 골목 인근에 자리한 북카페 ‘별밭’은 작지만 인문의 향기가 배어나오는 ‘인문학적 사랑방’이다.

별밭을 꾸려가는 이들은 최성혁·정경미 씨로 남편인 최 씨가 대표를, 부인인 정 씨는 운영을 맡고 있다.

대학가 상권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북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녹록지 않지만 문을 연 지 벌써 2주년이 됐다. 24평 규모의 아담한 공간이지만 북카페 겸 독립출판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계단 하나하나에 부착된 복효근 시인의 ‘별’이라는 구절들이 눈에 들어온다. 북카페 별밭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주인장들이 건네는 ‘시적인 인사’인 셈이다.

“무엇보다, 그리웁고 아름다운 그 무엇보다/ 사람의 집에 뜨는/ 그 별이 가장 고와서/ 어스름녘 산 아래/ 돋는 별 보아라/ 말하자면 하늘의 별은/ 사람들이 켜 든/ 지상의 별에 대한…”

별밭을 열게 된 것은 지난 2024년 6월 15일로, 기자가 방문한 날이 딱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대학가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독서문화와 시민 인문학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젊음의 거리를 대표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 씨는 “좋은 책 한 권, 가슴에 남는 문장 하나, 정성 담긴 차 한 잔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 쫓겨 사는 이들에게 숨을 고르고 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사색과 대화, 배움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의미있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했다.

사실 ‘별밭’이라는 명칭은 남편 최 대표가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이메일 아이디이다. “우리는 저마다 별을 품고 살아가지만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 묻혀 자신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잊고 살아간다”며 “별밭은 세대와 직업을 넘어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공감하며 집단지성의 힘을 키워가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최 대표의 말이 돌아왔다.

부부는 다른 듯 닮은 모습이었다. 편안하면서도 사람 좋은 인상이 별밭이라는 명칭과 공간에도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는 전남대 신문사 학생기자 출신으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활동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글쓰기와 체험교육을 진행하며 행복한 교육과 참교육의 길을 고민해왔지요. 인문학 강연 기획, 이태석재단 교육사업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교육 현장을 연결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어요. 전남대 행정학과 출신인 남편은 학생운동과 인문학 활동을 펼쳐왔고 현재는 별밭 대표로 전반을 책임지고 있죠.”

전남대 후문 인근 상가 골목에 자리한 북카페 ‘별밭’은 인문학적 향기가 피어나는 공간이다.
북카페를 운영하기 전 부부는 30여 년 동안 글쓰기 교육과 창의교육을 하며 ‘살아있는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적 방안을 모색해왔다. 또한 부모교육과 인문학 모임 ‘참배움터’를 매개로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고 소통해왔다.

이들 부부는 북카페를 연 이후 대학가 인근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였다.

동학을 40여 년 연구한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과 함께 1년 반 동안 ‘다시 동학’ 공부모임을 꾸려왔다. 또 강형원 원광대 한의대 교수와 함께 마음치유와 알아차림을 주제로 한 M&L(Mindfulness & Loving Beingness) 심리치유 과정을 2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조성환 원광대 교수와는 한국철학과 K사상의 흐름을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밖에 생태학자 김성호 선생의 생태감수성 강연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호루몽’ 공동체 상영회, 김창규 전남대 교수의 ‘루쉰의 삶’, 정종호 교사의 기후위기 강연, 서성채 교수의 AI시대 전망 강연 등 다양한 주제의 특별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별밭 2주년과 맞물려 18일 오후 3시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이 펼쳐진다. 광주일보에 ‘여백서원에서’라는 칼럼을 쓰고 있는 전 교수는 ‘괴테와 라이너 쿤체, 그리고 삶을 사랑하는 일’을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북카페에 전시된 소품.
AI시대일수록 책 읽기와 소통, 공감의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경기 불황 탓에 대학가 상권이 예전 같지 않지만 이들 부부는 책을 통해 쉼과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앞으로도 북토크와 인문학 강연, 독서모임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세대와 분야를 넘어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에게 힘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작지만 깊이 있는 ‘인문학 살롱’, 광주를 찾는 이들이 한 번쯤 들르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가꿔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18일 강연 참가 문의 북카페 별밭.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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