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기 차세대CEO 아카데미 (4강)]“양자컴퓨터로 지구적 난제 빠르게 해결”
양자컴퓨터 원리·미래변화
양자통신 등 응용사례 소개

지난 17일 울산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경상일보 제7기 차세대 CEO아카데미 4강에서 김갑진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세상을 바꿀 변화의 시작, 양자 컴퓨터'를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어렵게 느껴지는 양자 역학의 기본 개념부터 양자 컴퓨터의 핵심 원리, 그리고 이를 통해 달라질 미래 사회 변화상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김 교수는 "기존 고전 물리학은 세상을 연속적이고 결정론적인 것으로 봤지만, 양자 역학이 바라보는 세상은 불연속적이며 모든 물질이 '알갱이인 동시에 파동'으로 존재한다"며 "양자 역학에서 파동이란 곧 특정 상태로 나타날 '확률'을 의미하고, 관측하기 전까지는 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현상'을 띠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처럼 배타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두 관점이 동시에 필요한데 이를 상보성 철학이라 한다"며 "세상 이해가 안 될때는 한가지 관점으로만 보고 있어서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가 없다고 보는 게 양자 역학이다"고 말했다.
고전 물리학의 상식을 벗어나는 기이한 양자 현상을 실제로 구현하려면 물질의 크기를 원자 수준으로 줄이고, 온도를 절대영도(-273℃) 부근까지 낮춰 파동의 결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언급하고, '0'과 '1'의 상태가 동시에 중첩돼 존재하는 성질을 계산기 개발에 응용한 것이 양자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터는 복잡한 미로의 해답을 풀 때 기존 컴퓨터가 모든 경로를 하나하나 가보고 정답을 찾는 방식이라면, 양자 컴퓨터는 가능한 모든 경로를 동시에 탐색한 뒤 가장 먼저 출구에 도달한 최적의 경로를 단숨에 잡아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처럼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양자 기술은 이미 통신, 보안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도입·검토되고 있다.
김 교수는 도청 시도를 즉각적으로 알아챌 수 있는 '양자통신'과, GPS 없이도 완벽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양자센싱'을 대표적인 응용 사례로 들었다.
또 스케줄링, 공정 최적화, 물류 및 공급망 관리, 금융 포트폴리오 등 일상에서 수많은 제약조건 속에서 최적의 해를 찾아야 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양자 컴퓨터가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많은 경우의 수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의 장점이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최적화 문제를 푸는 데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초전도체, 이온, 중성원자, 빛 등을 활용해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며 "양자 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푸는 만능 머신은 아니지만, 기존 컴퓨터로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 문제를 풀고, 이는 인류를 위기에서 구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