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비하·악성 민원 “드라마보다 더해”

주하연 기자 2026. 6. 1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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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로 교육의지 떨어져
교직 회의감으로 이어지기도
교권보호국 신설 구상엔 글쎄
“교육주체 신뢰 회복이 우선”
자료이미지/아이클릭아트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참교육'이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악성 민원, 무너진 교권, 제도적 한계 등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울산 교육 현장에서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하다"는 교사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자신과 같은 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부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성적 비하 발언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이를 교권 침해 행위로 보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 특정 교사를 비방하는 글이 게시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교사는 모욕감을 느껴 교권 침해 여부를 상담받았지만, 결국 법적 대응을 포기했다. 교육청과 교원단체의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소송과 증거 수집, 대응 과정은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교권 침해는 더 이상 일부 학교의 예외적인 문제가 아니다. 울산교사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학생으로부터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3.3%,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를 겪었다는 응답은 37.1%에 달했다. 응답자의 67.0%는 교직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한다고 인식했으며, 52.6%는 다시 교직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교육 현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교단을 지키는 이유가 여전히 학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반복되는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는 교육활동의 의지를 꺾고, 교직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드라마 속 설정과 유사한 교권보호 전담 조직인 '교권보호국' 신설 구상을 내놨다. 교권 침해 대응과 법률 지원 등을 전담할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울산 교육계는 교권 보호를 위한 전담인력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조직 신설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울산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드라마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환기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극 중 폭력적인 해결 방식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권 침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법·제도 개선과 함께 교사·학생·학부모 간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식 울산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교권보호국 같은 기관이 신설되면 교권 침해 대응 인력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교권 침해를 당해도 결국 법적 대응은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 현장 교사들이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교육당국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