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끝 들어선 음악 세계…임은혁 기존 관성 깨는 연주 색채 주목
‘30년 함께’ 피아노 기증 장소 의미

피아니스트 임은혁의 독주회 ‘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가 21일 오후 4시 춘천 복합문화공간 파피루스에서 열린다. 공연 장소인 파피루스는 그에게 각별하다. 임은혁은 초등학교 때부터 연주해 온 30년 된 업라이트 피아노를 2024년 이곳에 기증했고, 이번 공연에서 그 피아노로 연주한다.
임은혁과 춘천의 인연은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춘천에 거주하는 김진묵 평론가의 강의를 들으며 연이 닿았고, 이후 15년 가까이 교류를 이어왔다.
임은혁은 “음악을 시작할 때 응원해준 분들이 있는 곳에 첫 피아노를 두고 싶었다. 그냥 썩혀두거나 팔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연 주제는 하지(夏至)다. “빛이 가장 긴 날은 곧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날”이라는 역설에서 출발한다. 오스카 피터슨, 거슈윈, 알반 베르크, 차이콥스키, 그리그의 작품을 하나의 앨범처럼 엮어 연주한다. 듣기 편한 곡과 불편한 곡을 의도적으로 교차 배치했다.
임은혁은 비전공자 출신의 전문 연주자다. 사업을 하다 임파선암 진단을 받고 두 차례 수술 끝에 6~7개월을 누워 지냈다. 가장 어두웠던 시간에 결국 보이는 것은 음악이었다.
이후 바르샤바 K노바트 국제협주곡 콩쿠르 1위를 수상하는 등 이력을 쌓았고, 공연마다 입소문으로 관객을 모았다. 힘이 넘치는 그의 연주는 기존의 관성을 깨버린다.
그는 음악을 “타인의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임은혁은 “타인의 세계를 알면 비로소 나의 세계가 보인다. 나의 세계를 아는 것은 곧 우주를 아는 것”이라며 “불편한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작곡가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함께 울고 분노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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