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서재] 아이를 고치려 하지 말고, 아이의 내면을 믿어라

장선영 기자 2026. 6. 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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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인사이드』가 전하는 가장 따뜻하고 강력한 양육 혁명
사진제공=출판사

[한국독서교육신문 장선영 기자]

『굿 인사이드』의 핵심 철학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바로 "아이의 내면은 선하다"는 믿음이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양육 현장에서 부모들은 종종 아이의 행동을 아이의 본질로 해석하는 실수를 한다. 거짓말을 하면 정직하지 못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를 밀치면 공격적인 아이라고 판단하며, 떼를 쓰면 버릇없는 아이라고 규정해 버린다.

베키 케네디는 이러한 시선이 아이를 이해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수정되어야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 자체가 잘못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친구를 때린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지만 아이가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니다. 거짓말 역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것이 아이의 인격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행동과 존재를 구분하는 관점은 단순한 말의 차원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아이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발달심리학에서도 아이의 자아개념은 부모의 반응을 통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너는 왜 맨날 그러니?"라는 말을 반복해서 듣는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 쉽다. 반면 "지금 행동은 잘못됐지만 너는 소중한 아이야"라는 메시지를 경험한 아이는 실수와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힘을 기르게 된다. 결국 아이의 자존감은 칭찬의 양보다 부모가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문제행동은 메시지다

이 책이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의 문제행동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문제행동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저자는 문제행동을 아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아이, 공격적으로 떼를 쓰는 아이, 사소한 일에도 징징대는 아이를 만나면 부모는 당장 행동부터 멈추게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베키 케네디는 그 순간 부모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고 말한다. "이 행동 뒤에는 어떤 마음이 숨어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설명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다. 불안한 마음을 짜증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외로움을 공격성으로 드러내기도 하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반항적인 태도로 표현하기도 한다. 부모는 눈앞에 보이는 행동만 보지만, 아이는 행동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를 "행동은 단서를 찾는 창문"이라고 표현한다. 창문에 얼룩이 묻어 있다고 해서 창문만 닦을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행동을 없애는 데만 집중할 때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지만, 행동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진짜 양육이 시작된다.

행복보다 중요한 것은 회복력

오늘날 부모들은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실패를 겪지 않기를 바라며, 늘 자신감 있고 밝은 모습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굿 인사이드』는 부모들이 당연하게 생각해 온 이러한 목표에 질문을 던진다.

정말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행복일까?

저자는 행복보다 회복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어려움과 실패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갈등도 겪게 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순간도 찾아오며, 때로는 좌절과 상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경험 자체를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부모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고통을 제거해 주는 부모가 아니라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곁에서 지지해 주는 부모다.

베키 케네디는 행복이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실패를 견디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아이는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결국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복력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연결이 먼저, 훈육은 그다음

『굿 인사이드』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훈육보다 연결을 먼저 강조한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규칙과 통제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자는 관계가 먼저라고 말한다.

그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은행 계좌에 비유한다. 함께 웃고, 공감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은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일이다. 반면 규칙을 알려주고 제한을 두며 훈육하는 순간은 출금에 가깝다. 만약 입금은 거의 하지 않은 채 출금만 계속된다면 결국 관계의 잔고는 바닥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모들이 자주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요"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을 단순히 순종의 문제가 아니라 협력의 문제로 바라본다. 사람은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부탁을 더 잘 들어주게 마련이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와의 관계 안에서 존중받고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아이일수록 부모의 요청에 더 쉽게 협력한다. 결국 훈육의 효과는 부모의 권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쌓인 신뢰와 애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