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鄭에 李 “수고” 짤막한 인사… 金총리엔 말없이 미소
鄭 “대통령 역대급 외교 성과
당정청 똘똘 뭉쳐야” 원팀 강조
與 전대 준비위 26일 구성 예정
鄭, 24일 전후 거취 표명할 듯
일각 “연임 공식화 땐 계파 충돌”
김민석, 19일 금주 세번째 호남行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려 마중 나온 인사들과 차례로 손을 맞잡았다.

‘환송 배제’ 논란으로 번졌던 당청 간 미묘한 기류는 이날 귀국 환영 행사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연임 여부와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여권 내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주자들의 출마 선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정 대표를 둘러싼 당청 간 거리감과 ‘명심(이 대통령 뜻)’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鄭·金, 나란히 李 공항 맞이
공항에는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김 총리 등이 나와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이 떠난 뒤 김 총리가 행사장을 벗어나며 정 대표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정 대표는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여 더 이상의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초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출국길 환송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의 요청 때문이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습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이유로 청와대가 정 대표에게 불참을 요청한 것이다. 정 대표의 빈자리를 김 총리가 채우면서 차기 당권 주자로서 ‘명심’을 등에 업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여권 내부에서 나왔다. 통상 총리는 환송이 아닌 귀국 마중을 나오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당청 관계가 악화된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면 역대 여당 지도부는 통상 대통령 환송 행사에 참석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청와대가 불참을 요청했더라도 정 대표가 정무감각을 발휘해 행사에 나가 불필요한 당청 갈등 상황을 연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모르는 소리다. 대통령 경호구역은 제아무리 여당 대표라 해도 사전 허가가 없으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의 귀국을 계기로 여권 내 당권 경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 대통령의 해외 일정 중에도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보통 대통령이 해외 일정 중이면 여당 지도부는 정상외교 성과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도록 정치적 메시지를 자제하는 편인데 이번엔 지방선거 평가 및 차기 당권 경쟁 이슈가 맞물리며 집안싸움 양상까지 노출됐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든 정부의 성공에 기여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며 “그걸 따르지 않는 지도부와 당원은 또 다른 당원과 다수의 국민에 의해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 대표가 ‘출마 여부는 당원과 국민에게 달려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한가한 얘기”라며 엄중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5선의 박지원 의원은 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잘했는데 당이 잘못하고 있다면 당연히 (당대표가) 물러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죽어도 나갈 것 같다”며 “그가 나오면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면 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아직 연임 도전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26일 꾸려질 예정이어서 정 대표가 24일을 전후해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의 연임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이건태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시된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의 ‘90도 인사’를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며 “대통령에게까지 정치기술을 선보인다. 솔직히 별로다”라고 했다. 그는 “말로만 하는 칭송·친명 듣기 싫다”고도 했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친청계와 비당권파 친명계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의 귀국 환영 행사 참석으로 최악의 충돌은 일단 피했지만,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가 공항에 간다고 갈등이 잦아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 모두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친명”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비당권파에서는 대결 구도를 희석하려는 발언 아니냐는 불쾌감이 감지된다.
김 총리는 19일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새만금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김 총리의 호남행은 이번 주에만 세 번째다. 지난 16~17일에는 전남 나주·보성·여수·광양을 찾았다.
배민영·박유빈·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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