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무비 미래 보려면 여기로"…신인 등용문 '미쟝센단편영화제' 개막
엿새간 본선 경쟁작 44편 상영

지난해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라 시네프(학생 부문) 1등상을 받은 허가영 감독은 칸에서 돌아온 후 그의 작품 ‘첫 여름’을 두고 “미쟝센 영화제에 꼭 출품하고 싶었는데, 일정상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의 신인인 허 감독에겐 그만큼 이 영화제가 가진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칸의 선택을 받은 신예마저 갈증을 느꼈을 만큼,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단순한 단편영화 상영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다음 달 ‘호프’로 국내 관객과 만나는 나홍진부터 ‘군체’ 연상호, ‘벌새’ 김보라 같은 유수의 감독들이 본격적인 상업영화 전선에 뛰어들기 전 이곳에서 자신들의 영화적 미학을 선보였다.
젊은 영화인들의 인큐베이터로 잘 알려진 ‘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18일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엿새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다. 2002년 첫발을 뗀 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후원사 지원 등이 끊기며 중단됐다가 4년 만인 지난해 재개됐다. 올해는 넷플릭스가 메인 후원사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영화제 수상작을 스트리밍한 데 이어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영화제에 나서는 영화인의 면면도 화려하다. 윤가은·이옥섭·장재현·이종필 등 한국 영화를 이끄는 영화인 10인이 집행위원으로 영화제를 꾸렸다. ‘만약의 우리’의 김도영, ‘극한직업’의 이병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 등 10인이 작품을 심사한다.
영화제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엔 1667편의 출품작 중 심사를 거쳐 44편이 관객과 만난다. 사회적 시선을 담아낸 ‘고양이를 부탁해(10편)’ 멜로·로맨틱의 ‘질투는 나의 힘(10편)’ 코미디의 ‘품행제로(8편)’ 호러·판타지의 ‘기담(8편)’ 액션·스릴러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8편)’ 등 다섯 개 섹션으로 라인업을 짰다. 지난 4일 상영 예매를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전회차 매진됐다.
본선에 오른 작품들은 대상, 최우수 작품상, 심사위원 특별상, 촬영상, 배우상, 관객상을 놓고 경쟁한다. 영화 애호가들에겐 대상 수상작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가 나오는 작품에만 수여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스물한 차례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엄태화 감독의 ‘숲’ 등 단 네 차례만 대상이 수여됐다.
윤가은·이상근 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은 “어쩌면 요즘이야말로 더욱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감독들이 있다는 인상도 받는다”며 “미쟝센영화제가 새로운 감독들의 손을 잡아주는 첫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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