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韓 항로 변경”…종전 합의에도 해운업계 혼란 여전
연료 확보 위해 항로 바꾸고 2주 대기도
유조선 운임 올랐지만 비용도 함께 증가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도 해운업계가 여전히 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걸프 지역에서 선박들이 빠져나가고 전과 같은 공급망이 구축되기까지 몇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가격정보업체 아거스(Argus)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입구와 가까운 오만만 연안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는 현재 일반적인 벙커유인 초저유황연료유(VLSFO) 부족에 직면해 있다. 푸자이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선박 급유 항구였으나 이란 전쟁으로 원료 수입이 차질을 빚고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의 공급이 끊겼다. 아거스는 “푸자이라의 대부분 주요 벙커유 공급업체들이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달 3일 푸자이라의 선박 연료 가격은 t당 14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대 급유 항구인 싱가포르 가격보다 톤당 714달러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가격이 완화됐음에도 싱가포르의 벙커유 가격은 전년 대비 40% 이상 올랐다.

드라이델 쉬핑의 코스타스 델라포르타스 CEO 역시 선박들은 벙커유 공급을 위해 주요 항구인 싱가포르나 푸자이라에서 10~12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쟁 이전에는 급유에 통상 2~3일이 소요됐다.
그는 “충분한 연료를 구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급유 항구를 찾기 위해 항로를 바꿔야 했다. 인도 동부에서 싱가포르로 향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사 선박에서 엔진용 윤활유를 확보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주문한 물량의 60%만 공급받았다고 부연했다.
연료 확보를 위한 이 같은 움직임은 이란 전쟁이 공급망과 해운 항로 전반에 초래한 혼란을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로 인해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사들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유조선의 운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동시에 연료비는 물론 전 세계 선박에 교대 선원을 이동시키기 위한 항공료 등 비용 부담도 함께 가중됐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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