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전남대병원, 적자누적에 ‘종합병원’ 간판 내린다

광주일보 2026. 6. 18. 17: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도시계획위 종합의료시설서 해제 심의 예
‘노인 특화 클리닉’으로 전환, 감염병 전담 병상 운영할 듯
의료계, “국립대병원, 공공성 대신 수익경쟁 내몰린 결과”정
광주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전남대병원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가 누적 적자 1353억원에 시달려온 빛고을 전남대병원의 종합의료시설 지위를 폐지하고 노인특화 진료기관으로 전환한다.

광주시 남구 덕남동에 위치한 178병상 규모의 공공전문진료센터가 2014년 개원 이후 12년 만에 종합병원 간판을 내리게 됐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제5회 위원회를 열고 ‘도시관리계획(시설: 종합의료시설 폐지) 결정안’을 심의한다.

이번 안건의 핵심은 빛고을 전남대병원 부지 3만 8535㎡에 묶여있던 종합의료시설 용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다.

2014년 2월 문을 연 빛고을 전남대병원은 총사업비 597억 원(국비 250억원, 시비 50억원, 전남도 2억원, 자부담 295억원 등)이 투입된 공공 의료기관으로, 178병상 규모를 갖추고 있다. 운영인력은 전문의 23명을 포함해 259명에 이른다.

하지만, 효천지구 외곽이라는 불리한 입지 탓에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이후 일반 내원 환자가 급감하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실제 지난 2024년 기준 월평균 환자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36.3%나 급감했으며, 비필수 진료과의 하루 평균 환자는 고작 5.2명에 그치는 실정이다.

개원 이래 2025년까지 쌓인 누적 적자만 무려 1353억 원에 달해 자력으로는 경영 개선이 불가능한 ‘폐원 위기’ 상태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전국 6개 공공전문진료센터 중 유일하게 본원 밖에 위치해 협진에 애를 먹었던 류마티스 센터 기능을 학동 본원으로 완전히 이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빛고을 병원은 재활의학과, 노년내과 등을 중심으로 한 ‘노인 특화 클리닉’과 감염병 전담 병상으로 축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종합병원 유지가 힘들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거쳐 도시계획시설을 해지하고 노인 특화 병원으로 바꾸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25일 변경안이 가결되면 다음 달 건축공동위원회 심의와 도시관리계획 고시를 거쳐 운영개선사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기능 이전 이후에도 병원은 문을 닫지 않는다. 1층은 재활의학과·노년내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 등 노인특화 클리닉으로 꾸려지고, 상층부는 임상교육훈련센터와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감염병 전담 병상으로 활용된다. 응급실과 중증 진료 기능은 본원인 학동 본원으로 이관된다.

다만 빚고을 전남대병원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사실상 요양·재활병원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역의 한 의대 교수는 “수가가 맞지 않아 적자가 누적될 때마다 보전을 요청해 왔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사이 노조 갈등까지 겹쳐 결국 이런 결정에 이른 것”이라며 “노인특화 전문기관 전환이라는 명분 아래 일반 진료 기능을 덜어내고 요양·재활 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다른 의대 교수는 “이번 이전의 핵심은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립대병원이 똑같이 사립대 병원들과 수익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는 국립대병원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지역민을 위한 공공의료망을 유지하는 것이 마땅한데, 수가가 맞지 않고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종합병원 기능을 폐쇄하는 것은 공공의료를 저버리는 씁쓸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