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고 시간도 있다"···시니어,결제액 143% 늘며 '큰손' 우뚝

허아은 기자 2026. 6. 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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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65세 이상 회원 결제액 143% 폭증
오프라인 소비 86%···병원·약국 지출 경향 주도
실내 파크골프 가맹점 1년여 만에 94% 늘어나
헬스케어·여가 특화 및 디지털 소외 방지 차별화
/챗GPT로 생성

고령자 국민이 증가하면서 대한민국 소비 지형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경제 활동의 주축에서 물러나 자산을 저축하는 데 집중하던 고령층이 이제는 풍부한 유동성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신용카드 업계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고객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65세 이상 실버 세대의 고객 기반 확대 속도와 결제 금액 증가율은 전체 평균치를 상회하며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들은 건강관리와 실버 여가 활동에 특화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젊은 층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이들 액티브 시니어를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시장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추계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2026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전체의 25%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19년의 18%와 비교하면 불과 수년 사이에 7%포인트가 뛰어오른 수치이며 직전 연도인 2025년의 24%에 비해서도 1%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국민 4명 중 1명이 노년층에 접어드는 초고령 사회 초입에서 이들의 소비 행동 변화가 카드 시장에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대형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에서 증명된다. KB국민카드가 자사의 개인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2025년) 기준으로 65세 이상인 카드 회원 수는 지난 2019년과 비교해 10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노년층의 직전 단계인 50대 이상 회원 수의 증가율이 46%였고, 연령대를 불문한 카드사 전체 회원 수 성장률이 14%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의 카드 시장 유입 속도가 빠름을 알 수 있다.

회원의 수보다 결제액 규모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9년 대비 2025년 기준 65세 이상 고객들의 연간 총이용 금액은 143% 급증했다. 이는 카드업계 전체 이용 금액 평균 증가율인 34%와 비교했을 때 4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자산과 소득을 갖춘 시니어 세대가 일상적인 소비 생활에서 카드를 주된 결제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0대 이상 전체의 이용 금액 증가율 역시 66%를 나타내며 시장 평균을 상회했다.

고령층의 유입과 소비 확대가 지속되면서 카드사의 전체 매출 내 고객 포트폴리오 구성도 시니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65세 이상 고객의 비중은 전체 회원의 17%를 차지했다. 2019년 말 당시 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8%포인트 상승했다.

이용 금액 비중의 변화는 한층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전체 결제액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몫은 7%에서 14%로 두 배가 확대됐다. 반면 과거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카드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40대 이하 젊은 고객층의 비중은 2019년 64%에서 올해 4월 말 기준 52%까지 축소되며 지출 주도권이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음식점 이용 잦지만 지출의 절반 가까이는 '병원·약국'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커머스와 모바일 쇼핑이 일상됐지만 시니어 세대의 소비 행태는 여전히 대면 소통이 가능한 오프라인 공간에 뿌리내리고 있다. KB국민카드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고객이 사용한 총결제 금액의 86%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5세 미만 연령대의 오프라인 지출 비중인 70%와 비교해 16%포인트 높은 수치로 시니어 세대에게 소비란 단순한 물품 구매를 넘어 직접 외출하고 사람을 만나는 사회적 활동의 연장선임을 보여준다.

지출 항목을 이용 건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식생활과 관련된 음식점이 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은퇴 후 이웃이나 친구, 가족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 뒤를 이어 병원·약국이 25%를 차지했으며 커피·디저트 전문점(10%)과 여가 생활을 위한 여행·숙박(6%) 순으로 결제가 이뤄졌다.

그러나 결제 건수가 아닌 총이용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주요 업종별 총이용 금액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된 곳은 병원·약국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 쓰인 음식점(33%)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결과다. 65세 미만 청장년층 고객의 병원 및 약국 이용 금액 비중이 전체의 19% 수준인 것과 대조해 보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헬스케어 관련 비용이 시니어 세대의 가계 지출에서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업종에서의 소비 비중은 낮았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온라인 업종 이용 금액 비중은 14%에 그쳐 65세 미만 세대(30%)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이용 건수를 기준으로 보아도 온라인 결제 비중은 17%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시니어 세대의 오프라인 선호 성향뿐만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는 디지털 결제 인프라에 대한 진입 장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파크골프, 중장년·고령층의 새로운 생활형 여가

최근 실버 세대의 여가 문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변화는 실내 파크골프의 확산이다. 파크골프는 장비가 비교적 간단하고 신체적 부담이 적어 고령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는데, 최근에는 날씨의 제약을 받지 않는 실내 스크린 형태의 시설이 도심 곳곳에 들어서면서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1년간 실내 파크골프장을 이용한 고객들의 연령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이용자의 48%를 차지하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연령대별로 보면 60~64세가 18%로 가장 높았고 65~69세가 17%, 70세 이상 초고령층도 14%에 달해 은퇴 이후 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여기에 예비 실버 세대인 50대 장년층까지 범위를 넓히면 실내 파크골프 시장 내 중장년층의 영향력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다. 이용 고객 중 50~54세 비중은 11%, 55~59세 비중은 15%로 나타나 50대 이상 고객이 전체 실내 파크골프 이용자의 74%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교외의 잔디밭이나 공원에서 주로 즐기던 실외 파크골프가 도심 속 실내 시설로 정착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50대부터 은퇴를 맞이한 70대까지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스포츠이자 만남의 장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관련 가맹점 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KB국민카드 가맹점 데이터상 실내 파크골프 관련 가맹점 수는 전국적으로 약 5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불과 1년여 전인 2025년 1월과 비교했을 때 94%나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 맞춤형 혜택·디지털 혁신으로 마케팅 총력전

시니어 세대의 구매력이 데이터로 입증되면서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이들을 락인하기 위한 타겟 마케팅과 전용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과거의 실버 카드가 단순히 전통적인 효도 상품이나 단순 할인에 그쳤다면, 최근의 트렌드는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고도화된 혜택으로 진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드업계는 우선 시니어 세대의 최대 지출 요인인 헬스케어와 대면 지출이 많은 오프라인 여가 카테고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대형 카드사들은 대형 병원, 종합병원, 한의원, 약국 등 의료 기관 결제 시 청구 할인율을 높이거나 전용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울러 고령층의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실내외 파크골프장, 스크린골프장, 요가 및 필라테스 센터 등을 건강 증진 업종으로 묶어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진행 중이다. 일부 카드사는 대형 제약사나 헬스케어 전문 기업과 제휴해 카드 이용 고객에게 전문 간호사 동행 서비스나 정기 건강검진 할인, 노년기 질환 상담 등 무형의 서비스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젊은 세대 대상 상품과의 차별점은 혜택의 직관성과 오프라인 편의성에 있다. 2030 세대를 겨냥한 카드들이 주로 모바일 앱 스트리밍 구독료 할인, 배달 앱 결제일 할인, 해외 직구 혜택 등 복잡한 전월 실적 조건과 온라인 기반의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시니어 특화 카드는 생활 밀착형 오프라인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전월 실적 충족 조건을 완화하거나 단순화하고, 복잡한 모바일 쿠폰 대신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아파트 관리비, 대중교통, 홈쇼핑, 대형마트 등에서 알아서 할인이 적용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온라인 결제 비중이 낮은 고령층을 위해 스마트폰 앱 카드를 거치지 않고 실물 카드를 결제하는 것만으로도 자동 혜택이 부여되도록 직관성을 높였다. 시니어 고객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 명세서의 글자 크기를 키운 큰글씨 서비스를 기본 도입하고, 고객센터 전화 연결 시 인공지능(AI) 상담원 대신 시니어 전담 상담원이 곧바로 연결되는 전용 핫라인을 운영하는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하는 차별화 포인트다.

이러한 업계 움직임 속에서 KB국민카드가 선보인 'KB 골든라이프 올림카드'는 시니어 맞춤형 상품의 사례로 꼽히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카드는 고령층의 소비 동선과 일치하는 핵심 서비스 구성이 강점이다. 기본 서비스로 시니어 세대가 가장 자주 이용하고 관심을 두는 골프, 건강관리, 여행, 홈쇼핑, 대중교통, 이동통신요금 자동납부 등 총 6대 영역에서 결제 시 최대 2%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포인트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고령층을 위해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결제 대금 차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실용성을 높였다.

일상 속 지출을 보조하는 실속형 생활편의 서비스도 탑재했다. 이용 빈도가 높은 일반 음식점 업종은 물론, 최근 실버 가구 사이에서 자녀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은 반려동물 관련 업종(동물병원, 애견숍 등)에서 결제할 경우 월 최대 1만원까지 가격을 깎아주는 할인 혜택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은퇴 후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니어들을 겨냥해 해외 가맹점 이용 시 결제 금액의 2%를 매달 최대 1만원까지 현금으로 돌려주는 해외 할인 캐시백 서비스까지 갖춰,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들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은퇴 이후에도 풍부한 자산과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 생활과 여가 활동을 즐기며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령층 세대를 뜻한다.

☞ 락인(Lock-in) 효과: 소비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전하기 어려워져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