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조선, 유럽시장 다시 정조준 이유는? [비즈360]

고은결 2026. 6. 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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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방위 공백 우려·전쟁 장기화에 유럽 안보 시장 요동
역내 방위 프로젝트 잇따라 표류…대안으로 韓기업 부상
국내 방산업계, 현지 합작법인 추진·생산거점 구축 속도
‘바이 유러피안’ 넘어 진출 속도
“유럽 보호무역 기조, 협력체계·M&A 등으로 돌파해야”
15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 내 통합한국관 전경. [방위사업청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지원 전력 축소를 시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안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안보 위기감이 높아진 유럽 각국이 앞다퉈 방산 자립에 나서며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유럽 전체의 방공망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유럽 역내 공동 프로젝트는 삐걱대며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는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현대차그룹(현대로템·현대위아·기아) 등이 일제히 참가해 세일즈에 나섰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LIG D&A는 독일의 글로벌 방산기업 라인메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과 나토에 대한 첨단 방공시스템 공급에 협력키로 했다. 양사는 유럽 내 조인트벤처(JV) 설립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LIG D&A의 실전 검증된 중·장거리 방공 미사일 체계를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망과 연계해 유럽 현지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단거리 방공 신규 미사일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유럽의 뚜렷한 역내 방산 강화 전략인 유럽 방위산업전략(EDIS)을 정면 돌파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국제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전시장에 마련된 라인메탈 부스에서 이현수 LIG D&A 해외사업부문장(오른쪽)과 올리버 뒤르 라인메탈 에어디펜스 CEO가 업무협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LIG D&A 제공]

한화그룹 역시 일찌감치 유럽 지상 무기 시장에서 공세를 펼쳐왔다. 기존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출뿐 아니라 현지 생산 거점을 적극 구축해 왔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WB그룹과는 JV를 세워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유럽 내에서도 방산 자부심이 높고 자국산 무기를 고집하던 프랑스 육군조차 단기간에 압도적 화력을 확보하기 위해 천무 도입을 검토하는 등 국내 방산업계의 위상이 높아졌다.

현재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간의 6세대 전투기(FCAS) 사업이 취소되고 차세대 전차(MGCS) 사업마저 표류하는 등 유럽 내 공동 방위 프로젝트가 줄줄이 난항을 겪고 있다. D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유럽 기업들이 정치적 리스크와 자체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유럽 외 지역 파트너’ 기업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나토 국가들의 국방예산 증액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체계종합 업체와의 파트너십 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격 및 공급망에 강점이 있는 한국 기업이 적합한 파트너로 당연히 선호될 것으로 봤다. 유럽 전체의 방공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독일 싱크탱크 키엘은 유럽 내 전략적 요충지 방어 위해 89개 포대가 필요하고, 전체 방공 도입 비용은 3000억유로(약 500조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리스 포시도니아 전시회 현장 모습. [포시도니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방산업계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또한 해양 안보 수요가 커진 유럽 현지 조선사들과 함정 건조 등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그리스에서 열린 선박 박람회 ‘포시도니아’에서 그리스 스카라망가스 조선사와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정 등에 공동 참여하는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달 그리스 오넥스 그룹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국내 조선사들의 이런 움직임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가 유럽 보호무역 기조를 뚫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유럽산 구매) 정책 기조가 강화되며 한국산 무기에 대한 견제와 시기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럽이 당장의 전력 공백을 메꾸는 데 일종의 갭 필러(Gap Filler) 역할을 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나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라 한국산 무기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의 이 같은 기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현지화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며 “유럽 각국의 유수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더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더 나아가 국내 기업이 해외 방산 기업을 적극 인수하는 일종의 ‘아웃바운드 M&A(인수·합병)나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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