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도를 양보해야 하나요"…배달 로봇 놓고 갑론을박

현영복 2026. 6.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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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권 침해·일자리 위협 등 비판 나와…美 등 일부서 사용 규제
러시아 모스크바의 배달 로봇 [타스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보행권 침해, 고장으로 인한 차량정체 유발, 일자리 위협…'

식료품과 패스트푸드 등 배달에 이용되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주요국 도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배달 로봇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달 로봇 운영업체들은 이동 경로에 있는 물체를 식별하고 피할 수 있도록 제작된 배달 로봇이 유용한 서비스를 안전하게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운영업체들은 배달 로봇이 교통량을 줄이고 배출가스를 감소시킨다고 내세우기도 한다.

배달 로봇 공급사 '스타십 테크놀로지스'의 유럽 지역 운영이사인 대니 패스는 "많은 사람이 인도를 로봇과 공유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라면서 "친절하고 예의 바른 배달 로봇은 많은 지역 사회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과 노동단체는 보행권 침해, 일자리 위협 등을 이유로 배달 로봇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주 시민인 존 로버츠는 "처음에는 배달 로봇이 훌륭하고 미래지향적인 것 같아 인상 깊었다. 하지만 가족들과 산책하던 중 배달 로봇을 피해야 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인간이 걷게 돼 있는 인도에서 사람이 비켜서야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이 배달 로봇과 충돌로 상처를 입었다는 언론 보도도 있고, 배달 로봇이 횡단보도에서 이상하게 작동해 구조차량의 이동을 방해했다는 소식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로버츠는 배달 로봇에 대한 안전성 시험이 치러지고 명확한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시카고 전역에서 배달 로봇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4천400명이 해당 청원에 서명했다.

배달 로봇에 대한 논란은 일자리 분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배달 노동자 등이 소속된 영국 독립노동자연맹(IWGB)은 배달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알렉스 마셜 IWGB 회장은 "우리는 배달 로봇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 쓸모없는 로봇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로 여러 지역에서 배달 로봇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는 혼잡도가 낮은 곳에서만 배달 로봇을 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시카고 주는 작은 도시 2곳에서 배달 로봇 운영을 금지했다. 캐나다 토론토는 2021년부터 배달 로봇의 인도 이용을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에도 배달 로봇이 크게 확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 회사인 트랜스포머 인사이트는 지난해 여름 보고서를 통해 배달 로봇이 203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10만대가량 운영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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