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읍면 교통 공백 택시로 메운다… 위성곤, '지역책임택시' 현장 의견 수렴
개인택시 이어 법인택시 의견 청취
중산간·교통불편 지역 우선 검토
어르신 행복택시 확대 등 건의
"택시의 대중교통 역할 강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읍면과 중산간 지역의 교통 공백을 택시로 보완하는 생활밀착형 대중교통 정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버스가 촘촘히 닿기 어려운 마을과 시간대에 택시를 공공교통의 보완수단으로 활용해 도민 이동권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은 이날 오후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제주지부 사무실에서 일반택시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지역책임택시' 공약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위 당선인은 지난 11일 제주도 개인택시조합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일반택시업계 의견도 들었다. 지역책임택시가 실제 작동하려면 개인택시와 일반택시 모두의 참여와 운영 여건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역책임택시는 읍면 등 교통불편 지역에 상시 대기하는 책임택시를 배치해 호출 시 빠르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상되고 있다. 대중교통 공백 시간대와 버스 진입이 어려운 마을까지 맞춤형 이동을 지원해 지역 간 이동권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제주의 교통 여건은 도시와 읍면·중산간 지역의 차이가 크다. 도심권은 버스와 택시 접근성이 비교적 높지만, 중산간 마을과 일부 읍면 지역은 배차 간격이 길고 목적지까지 환승 부담이 크다. 고령층과 교통약자에게는 병원, 장보기, 행정기관 방문 같은 일상 이동도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 당선인이 택시업계 의견을 잇달아 듣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택시는 이미 제주에서 관광 이동수단뿐 아니라 읍면 주민의 생활 이동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 왔다. 지역책임택시는 이런 기능을 제도화해 공공교통망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다.
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지역책임택시와 간선 급행버스, 생활권 순환버스를 입체적으로 연결해 제주 어디서나 편리한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큰 축은 간선버스가 맡고, 생활권 안의 짧은 이동과 교통 사각지대는 순환버스와 택시가 보완하는 구조다.
인수위는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 모델을 먼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산간 지역부터 시범적으로 시작해 호출 방식, 대기 지점, 이용 대상, 요금 지원, 택시업계 보상체계 등을 검토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위 당선인은 간담회에서 "제주에서는 사실상 택시가 대중교통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택시의 역할이 더 강화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9기 도정에서는 도민의 이동 편의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교통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지역책임택시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택시업계의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일반택시업계는 이날 위 당선인에게 현장 애로도 건의했다. 주요 건의사항은 일반택시 신규 근로자 장려금 지원, 어르신 행복택시 지원 확대, 장애인운행택시 지원 확대, 카드 수수료 지원 확대 등이다.
신규 근로자 장려금은 택시업계 인력난과 맞닿아 있다. 운수 종사자 확보가 어려워지면 택시 공급이 줄고, 이는 다시 읍면과 심야 시간대 이동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택시업계는 지역책임택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운전 인력 확보와 비용 부담 완화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르신 행복택시와 장애인운행택시 확대 요구는 교통복지 성격이 강하다. 고령층과 장애인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질수록 사회활동과 의료 이용, 생활 편의에서 더 큰 제약을 받는다. 택시 지원 정책은 이동권 보장과 복지서비스를 연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재원과 운영 방식이다. 지역책임택시가 효과를 내려면 택시업계에 일방적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호출 시스템, 이용 요금, 지원 대상, 운행시간, 대기 장소, 기존 버스·DRT 서비스와의 역할 분담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위 당선인은 업계 건의에 대해 "교통정책 설계 과정에서 적극 검토하고 반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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