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붕괴, 설정 아닌 현실… '참교육' 속 충청권 사건·사고

교권 붕괴의 현실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학부모 악성 민원과 교사 순직, 촉법소년 범행 등 충청권에서 벌어졌던 각종 사건·사고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참교육'은 교육부 산하 가상의 기관인 교권보호국이 등장, 교권을 침해한 학생과 학부모를 응징한다는 설정이다. 무너진 교육 현장 속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얽히는 한편 권선징악 서사를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데다 최근 일주일 간 시청 수 20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열풍이다. 이는 현실에서의 교권 추락을 두고 대중의 공감과 문제의식이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대전 역시 학부모 갑질이라는 사회적 병폐에서 안전하지 못했다. 2023년 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년간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40대 교사 A 씨는 그해 9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역사회에 슬픔을 안겼다.
A 씨는 용산초로 이전하기 전인 2019년 대전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으로 근무하던 중 학부모 2명으로부터 학교 폭력 신고와 아동학대 고소를 당했다. 학부모들의 민원은 A 씨가 담임을 그만둔 후에도 이어졌다.
A 씨는 10개월간 조사 끝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해당 학부모들은 무혐의 처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한다며 2021년 2023년 반복적인 민원을 제기했다. 극심한 심리적 압박과 고통을 호소하던 A 씨는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 씨는 2024년 순직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사건 당사자인 학부모들은 경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고 불송치됐다. 당시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와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를 인정할 만한 내용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워낙 비극적인 사건인 탓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등 비난 여론이 폭주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분식집과 미용실 등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본사와의 가맹 계약이 종료되거나 별점 테러를 당해 폐업했다.

세종에서도 학부모 갑질 사례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른바 '왕의 DNA' 사건이다. 교육부 사무관인 B 씨는 2022년 초등학교 3학년이던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 교사를 신고했다. 자녀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겨둔 것은 방임이었다는 게 B 씨의 주장이었다.
B 씨가 학교장과 교육청을 상대로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면서 담임 교사는 직위해제됐다가 2023년 경찰과 검찰에서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B 씨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 씨가 후임으로 부임한 교사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의 종착지다. B 씨는 "'하지마' '안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등의 내용이 적힌 이메일을 새 담임 교사에게 보낸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같은 해 8월 B 씨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B 씨는 언론을 통해 사과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B 씨는 사과문에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왕의 DNA'라는 표현은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충남 천안에서는 무면허 운전을 벌인 촉법소년들이 보호시설로 넘겨졌다. 지역 초등학생 C 군(12)과 D 군(12), E 군(12) 등 3명은 올 5월 13일 오전 7시 20분쯤 천안 동남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지난 17일 소년분류심사원 등 소년 보호 시설로 들어갔다.
경찰은 "초등학생이 차를 운전해 주변을 돌아다닌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뒤 2시간 25분 만에 훔친 차를 운전한 C 군을 붙잡았다.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D 군과 E 군은 차에서 내려 달아났다가 8시간여 만인 오후 3시 25분쯤 동남구 한 거리에서 붙잡혔다.
그럼에도 D 군의 범행은 계속됐다. 부모에게 인계됐던 D 군은 일주일 뒤인 지난달 20일 또 다른 친구의 아버지 차량을 훔쳐 친구를 태운 채 당진까지 무면허 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3시간 20분 만에 당진에서 차를 버리고 도주했지만, 30분 후 당진 읍내동 한 PC방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인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만큼 상당수가 경찰 조사 후 부모에게 인계돼 왔다.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지속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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