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축포 터뜨린 날, 반도체 없는 개미는 울었다 [이런국장 저런주식]
시총 5위 내 삼전·닉스·전기 달리는데
반도체·MLCC 외 전 종목 하락 기현상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 매파적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대형주로 수급이 강하게 쏠리며 지수를 견인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간신히 1000선을 턱걸이하는 등 극심한 양극화 장세가 펼쳐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9000 고지를 밟은 것은 사상 최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9100선 부근까지 터치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뽐냈다. 5월 26일 8000선에 안착한 지 불과 16거래일 만에 또다시 1000포인트 단위의 마디 지수를 넘어선 셈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1조 318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229억 원, 7707억 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단연 반도체다. 시장 예상보다 통화 긴축을 선호한 6월 FOMC 결과로 뉴욕 증시가 흔들렸지만, 국내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형 기술주 중심의 랠리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는 4.62% 오른 36만 2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6.51% 급등한 268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7세대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메모리 투자 지원 시사 발언이 겹치며 투심을 자극했다. 지주사인 SK스퀘어(402340)(+6.52%)와 MLCC 대장주 삼성전기(009150)(+8.27%)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급등하며 지수 9000 돌파를 이끌었으나, 그 외 종목들은 철저히 소외된 모습이었다. 미국과 이란 종전 합의 여파로 방산·조선·해운주들은 일제히 추락했다. 한화시스템(-8.74%), HD현대(-9.14%), HMM(-7.47%), 한화오션(-6.01%) 등이 일제히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3.85%), 삼성SDI(-5.09%) 등 이차전지 대표주 역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형주 위주로 매동이 쏠리면서 코스피 시장 내 112 종목이 오른 반면, 791 종목이 내리며 하락 종목 수가 압도적이기도 했다.
수급 공백을 코스닥은 이날도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코스닥 지수는 1000선 유지를 위한 힘겨움 싸움 끝에 전장보다 31.03포인트(-3.01%) 내린 1000.93으로 마감했다. 개인이 3927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23억 원, 2650억 원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등 이차전지와 바이오 대장주들이 미끄러지면서 지수를 짓눌렀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 1만 선 돌파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지만,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불안 심리와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80을 넘어선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동 리스크 해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안정화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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