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특검 "조태용, 홍장원 폭로 후 감찰팀에 비위 수집 지시"
퇴직자 징계 불가능한데도 지시
폭로 3일 만에 3개월 동안 진행
"국정원 내란 범행 은폐에 동원"

[더팩트ㅣ설상미·선은양 기자]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감찰팀을 동원해 약 3개월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한 비위 의혹을 수집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비위 수집이 홍 전 차장의 '체포조 폭로' 직후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훼손하려는 시도였다고 판단했다.
18일 <더팩트>가 확보한 특검팀의 항소이유서에는 조 전 원장이 국정원 감찰실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비위 의혹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85쪽 분량의 항소이유서를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국정원 감찰실 소속 박모 씨는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원장에게 2024년 12월 9일 홍장원 전 차장 관련 의혹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 씨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당시 "홍장원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특히 예산 비위 의혹 등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이에 박 씨가 "홍 전 차장이 이미 퇴직한 상태라 예산 비위 의혹 등을 확인하더라도 징계할 수 없어 실익이 없다"고 했으나, 조 전 원장은 "그래도 한 번 확인해 보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제주에 근무하는 어떤 직원이 제보할 의사가 있다고 하니 한 번 만나서 들어보라"며 조 전 원장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제보자까지 직접 거론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퇴직자에 대한 감찰 지시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직이 아닌 전직 간부를 상대로 감찰을 벌인다 해도 징계 등 조치를 취할 수 없는데도 지시했다는 것이다.

조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감찰실 직원들은 2024년 12월 7일부터 이듬해 3월 9일까지 약 3개월간 홍 전 차장 관련 의혹을 수집해 보고했다. 특검팀이 확보한 국정원 감찰실장 휴대전화 자료에는 홍 전 차장의 공작금 횡령 및 상납 의혹, 인사 개입 의혹, 특수활동비 집행 의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 채용 개입 의혹, 사생활 관련 소문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수집된 의혹 상당수가 허위 보도로 논란이 된 한 극우 성향 매체의 기사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일례로 박 씨는 홍 전 차장의 김 의원 아들 채용 개입 의혹에 "홍 전 차장은 당시 영국 공사로 근무하고 있어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고 조 전 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특검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모두 명백한 허위였기 때문에 피고인은 홍장원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하는 데 이를 활용하지도 못했다"며 "국가정보원장으로서 법률상 의무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정원을 내란 범행 은폐에 동원하고 정치적 중립성까지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허위공문서작성,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의 주요 혐의인 직무유기와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등은 무죄로 봤다. 특검팀은 원심의 무죄 판단 전부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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