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약물'보다 '더 안전한 치료'로...ADC 개발 전략 달라진다
국내 바이오, 안전성 높이는 기술 경쟁 본격화

18일 업계에 따르면 ADC 개발 경쟁이 최근에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높이는 기술 쪽으로 기울고 있다. ADC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항체에 강력한 항암 성분을 연결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치료제다. 초기 개발 경쟁은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페이로드(payload·항체에 연결되는 항암 성분)'를 확보하는 데 집중됐다. 하지만 약물의 독성이 강할수록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한계가 드러나면서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0일 서울 마곡에서 열린 '월드 ADC 코리아 2026'에서도 확인됐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약물 자체보다 투여 방식과 표적 설계, 차세대 약물 기술, 비임상 평가 플랫폼 등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하며 ADC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알테오젠은 투여 방식을 바꾸는 해법을 제시했다. 회사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를 활용해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의 ADC를 피하주사(SC)로 전환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자체 ADC 후보물질을 미니피그에 투여한 결과, 피하주사군은 약물이 보다 완만하게 흡수됐고 피부 독성과 일부 혈액학적 지표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피하주사는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약물이 급격히 혈중으로 유입되는 것을 줄여 독성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암세포를 더 정확하게 찾아가는 이중항체 ADC 전략을 내세웠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정상 세포와 일부 암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EGFR과 여러 고형암에서 과다 발현되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인 MUC1을 동시에 인식하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9'를 공개했다. EGFR 하나만 표적으로 삼을 경우 부작용 때문에 충분한 용량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두 표적을 함께 인식하면 암세포를 더욱 선택적으로 공격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를 통해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항암 성분 자체를 바꾸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독성 약물 대신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술을 항체와 결합한 DAC(Degrader-Antibody Conjugate)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ADC보다 독성을 줄이면서 새로운 표적까지 공략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이 같은 기술은 아직 전임상이나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제 환자에서도 기대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ADC 개발 경쟁이 '더 강한 약'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환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라면서 "앞으로 차세대 ADC 시장의 경쟁력은 약물의 독성보다 얼마나 정교하고 안전한 치료를 구현하느냐가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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