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측근, 스페이스X 이사회 입성…'1인 왕국' 굳히기?

성주원 2026. 6. 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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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창업 동지 룰로프 보타 사외이사 선임
시총 3805조원 스페이스X…이사회엔 측근만
머스크 의결권 82% 장악…견제 사실상 불가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론 머스크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스페이스X를 상장시킨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오랜 동료인 룰로프 보타를 이사회에 전격 영입했다. 이사회 구성을 측근 중심으로 강화하면서 사실상 ‘머스크 왕국’의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룰로프 보타 (사진=세쿼이아캐피털)
스페이스X는 17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보타가 즉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보타는 스페이스X의 여덟 번째 이사가 됐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CEO·최고기술책임자(CTO)·이사회 의장을 모두 겸임하고 있다.

닷컴 시대부터 이어온 인연

보타와 머스크의 인연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2000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초창기에 보타를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보타는 이후 2003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 자리를 옮겨 2022년 매니징 디렉터에 올랐으나 지난해 해당 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시드·초기 투자 및 성장 투자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이다.

세쿼이아는 머스크의 주요 기업들을 두루 지원해 온 핵심 투자자다. 스페이스X 외에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 터널 굴착 기업 보링컴퍼니에 투자했고, 현재 스페이스X 소유인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인수를 위한 차입매수(LBO)에도 참여했다. 세쿼이아는 2019년 스페이스X에 처음 투자한 이후 후속 투자로 지분을 늘려 현재 약 1.5% 미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치는 약 350억 달러(약 53조3155억원)에 달한다.

다만 보타는 이번에 세쿼이아를 대표하는 이사로 선임된 것이 아니라 독립 사외이사 자격으로 합류했다.

의결권 82% 머스크…이사회 견제 사실상 무력화

보타 선임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스페이스X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의결권의 82% 이상을 쥐고 있으며, 보유 주식 가치는 1조 달러를 넘는다. 이 구조 하에서 외부 주주들이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CNBC는 지적했다.

감사위원에 이름을 올린 보타는 지난해 세쿼이아 내 논란에 연루된 전력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동료들이 보타의 경영 스타일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세쿼이아 파트너 숀 맥과이어가 이슬람 혐오 논란을 일으킨 발언을 보타가 옹호하면서 일부 투자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편 공시에는 보타가 스페이스X 직원 한 명과 친인척 관계라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구체적인 인물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나스닥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2조5000억 달러(약 3805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썼다.

(사진=AFP)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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