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죽겠다"…삼성전자 그만두고 버스기사 된 20대
“정년 65세·상사 눈치 적어…행복감↑”

명문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구 시내버스 기사로 이직한 사연이 공개됐다.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퇴사한 뒤 대구에서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 중인 이승준 씨가 출연했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이 씨는 삼성전자에서 약 6년간 근무했다. 그는 “당시 초봉은 5000만 원 수준이었고 성과급으로만 3000만 원을 받았다”며 “여기에 우리사주 등 각종 복지 혜택까지 더해져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직장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성에 대한 불안과 조직문화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했다. 이 씨는 “회사 생활을 하며 여러 차례 상사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며 “고민하던 시기에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권고사직을 당하는 상사들을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업무 방식에서도 혼란을 느꼈다. 그는 “보고를 하면 ‘경력이 몇 년인데 그것까지 물어보냐’고 하고, 반대로 주도적으로 일을 하면 ‘왜 보고도 없이 멋대로 하냐’고 했다”며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일부 상사의 지역 비하 발언이었다. 이 씨는 “경상도 사람은 다 그러냐. 경상도 사람이라서 그러냐는 소리를 듣고 가장 큰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며 “밀폐된 사무실 공간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을 그만두는 순간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대구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는 이 씨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편인데 버스 업계는 그런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며 “정년이 65세라 해고 걱정도 적고 상사 눈치를 볼 일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급여에 대해서는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초봉이 5000만 원 수준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서울에 있을 때는 잘 웃지 못했다. 행복했던 기억이 적다. 지금은 4일 근무 후 휴식하는 일정 덕분에 한두 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도 다닌다”며 “연봉은 조금 줄었지만 현재 삶이 행복감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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