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전력, AI 시대 최대 걸림돌…韓 원전 관심 많아"
2년 뒤 데이터센터 비중 4%→8%
태양광 장악 中과 에너지 안보 경쟁
조선·해운 이어 한미 인프라 협력 주목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향후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병목은 반도체가 아닌 전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패권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전력망과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전략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제조업 리쇼어링(생산기지 국내 복귀) 영향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최대 50%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레나토 그랑몽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오피스(GIO) 전무는 "전력 확보 능력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AI 산업 성장의 최대 제약 요인은 결국 전력 공급"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오르테가 모건스탠리 투자운용 인프라 파트너스 미주 총괄은 "미국은 지난 20년간 전력 수요가 거의 늘지 않았지만 지금은 급격한 변곡점에 진입했다"며 "올해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 약 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 산업 성장의 절대적인 열쇠는 실제 공급 가능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현재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년 안에 8%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산업의 발전 속도와 전력 인프라 구축 속도 간의 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톰 그린버그 모건스탠리 투자은행 부문 부회장은 "AI 모델은 6개월 단위로 급변하며 즉각적인 전력 공급을 요구하지만 전력 기업들은 여전히 40년 단위 계획에 익숙하다"며 "이 속도 차이가 앞으로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AI 전력 경쟁이 사실상 미국과 중국 간 에너지 안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너선 프레이글 모건스탠리 계열사 캘버트 전력 총괄은 "중국은 사실상 녹색경제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위치에 있다"며 "세계 태양광 웨이퍼 생산의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국가에 공급망이 집중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국과 주요국들이 자국 내 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랑몽 전무는 미국이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규제로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중국은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체계를 바탕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르테가 총괄은 "향후 글로벌 경제와 AI 패권은 전력 가용성과 혁신 역량, 기업가 정신을 보유한 미국과 압도적인 인프라 동원 능력을 갖춘 중국 중심의 양극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랑몽 전무는 "미국과 한국 간 의미 있는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선·해운 분야 협력을 언급했고, "한국 기업들이 AI 인프라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린버그 부회장 역시 "한국의 원자력 공급망과 원전 기술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높다"며 "양국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원전 지원과 공급망 협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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